'허왕후舞(무)' 김해문화의전당서 꽃 피우다

강현옥 총감독 "허황옥, 신화의 멍에서 벗어 버리고 역사 장으로 나오게 한 것"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가서 새나라를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셨다. 너희들은 산봉우리 꼭대기에서 흙을 뿌리며 노래하고 춤추어라..."(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만약에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실낱같던 가락의 명맥이 좋은 시절 인연을 만나, 신화에서 역사의 마당으로 나오게하고 김수로왕과 허왕후가 마침내 우리 곁으로 왔다.

'가락'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허왕후의 수천 리 뱃길은 철기문화의 이동 경로와 일치하고, 파사석탑은 인도 아유라국의 돌과 재질이 비슷하다는 것.

▲'허왕후舞(무)'의 한 장면. ⓒ프레시안(조민규)

허왕후가 산신령에게 바쳤던 비단 폐백은 인도의 오랜 풍습이며 일곱 왕자의 애틋한 사연은 여전히 '칠불암'에 남아 있다. 그러기에 2천년 전 열여섯의 허황옥이 오늘 이 김해 땅에서 춤으로 거듭나 우리에게 다가왔다.

'허왕후무'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허황옥에 3일간의 신행길과 수로왕과의 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작품이다.

특히 '허왕후무'는 고대 가락국 허왕후의 일대기를 아름다운 춤으로 승화시킨 것으로 김해에서 창작한 최초의 유일한 특허 받은 춤이다.

지난 4월 30일 오후 5시 김해문화의전당 무대에 오른 '허왕후舞'는 한국무용가 강현옥 선생이 총 기획을 맡았다.

'허왕후무'가 막상 무대의 막이 오르자 한국무용과 현대무용 등 춤의 세부 장르에 대한 경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놀랍게도 이번 '허왕후무'는 남녀 무용수가 화면 영상에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영상과 춤의 경계마저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허왕후에 관련한 불편한 진실이 없지않아 있지만, 문화예술적으론 좋은 소재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허왕후 신행길'만 하더라도 사학계에서도 그 베일을 조금씩 벗겨가는 모습이 엿보이는 것이 그 이유다.

게다가 문화예술계는 이미 허왕후는 가락의 국모요 김해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또한 진실이다.

▲강현옥 '허왕후舞(무)' 총감독. ⓒ프레시안(조민규)

강현옥 총예술 감독은 "허황옥을 신화에 묶어놓고 역사의 장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식민사관의 잔재가 여전히 무대의 조명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왕후무'는 이런 거짓과 왜곡을 걷어내고 가락의 왕후였던 허황옥의 당당한 모습을 재현하고자 한다"며 "'허왕후무'가 지역 예술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해 김해의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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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경남취재본부 조민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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