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경고 "러시아는 자랑스런 도구 갖고 있고 필요하면 사용할 것"

"외부 간섭이 용납 못할 위협이 되면 광속 대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직접 핵무기 사용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푸틴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의원들을 상대로 "우리는 다른 누구도 자랑할 수 없는 모든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자랑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필요하면 이를 사용할 것이고 모두가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미 이에 대한 모든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고 <모스크바 타임스>가 보도했다.

푸틴은 이런 '자랑스러운 도구'를 사용하게 되는 조건으로 "외부에서 우리 일에 간섭하려 한다면 러시아에 용납할 수 없는 전략적 위협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그들은 우리의 대응이 번개같이 빠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은 지난 20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사르맛 미사일이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1만8000킬로미터까지 비행이 가능하며 15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 측은 이 미사일이 영국 크기의 지역을 소멸시킬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푸틴은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군사작전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는 외교적 채널을 통해 합의를 이루길 기대한다"면서도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개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 러시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 핵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서방 세력이 이런 위험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제3차 세계대전 위험이 실재한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시한 바 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발언은 전날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나왔다. 이 회담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으며 "러시아가 약해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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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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