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성엽 "새만금 정부에 고스란히 돌려주고 전북은 낙수효과 누려야"

6.1전국동시 지방선거를 향한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선 후 불과 3개월도 안 되는 시점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다양한 정치적 의미와 해석을 낳는다. 또한 백가쟁명의 후보들이 자신의 정치적 철학과 지역 발전의 비전을 내걸고 뜨겁게 경쟁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은 전북도지사에 도전하는 출마 예정자들을 만나 그들이 선거에 나서는 이유와 도민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대신 들어봤다. 게재 순서는 원고 도착 순이다. <편집자>


유성엽 전 국회의원은 도지사 도전이 세번째다. 스스로 '삼수'라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삼수가 '모자람'이나 '부족함'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유성엽 전 의원에게는 두둑한 배짱과 용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오히려 남들이 갖지 못하는 자신만의 장점이자 자랑으로 치환이 되어버리는 마술을 경험한다.

그는 또 '직관'의 정치인이다. 바로 보면서 그 답을 찾으려 한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스스로 내린 결정에는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보인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 그의 화법은 사이다와 같은 상쾌함과 약간의 불안을 내포한다.

도지사 삼수생인 그의 화법은 달라졌을까? 도지사 경선으로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는 그에게 서면으로 인터뷰를 요청해 답을 받았다. 역시나, 그는 변하지 않았다. 서면 답변에서조차 그는 할 말은 해야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웅변했다. 전북에도 이런 정치인, 필요하다.

▲유성엽 전 국회의원ⓒ

-프레시안=도지사에 세 번째 도전이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유성엽 전 국회의원=2006년 2014년에 이어 도지사 삼수째다. 대학교도 삼수 끝에 원하는 곳에 갔다. 아마 이번에도 삼수 끝에 제게 기회가 올 것이라 확신한다. 삼수를 하는 동안 전북의 문제점, 현안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왔다. 이번에 꼭 도지사가 되어서 전북을 되살려 보고 싶다. 전라북도가 지금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위기를 넘어 소멸의 목전에 놓여있다. 아주 비상한 각오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면서 다시 야당지역이 됐다. 평상시 리더십으로 위기상황 타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통령과도 맞장뜰’ 용기와 배짱있는 저 유성엽이야 말로 지금 전북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중앙과 지방’, ‘행정과 정치’를 모두 경험했다. 내무부에서 중앙행정을, 전북도청에서 지방행정을, 민선3기 정읍시장을 하면서 지방정치를, 국회의원 3선 동안 중앙정치를. 그리고 장관급인 국회 상임위원장까지 경험을 쌓았다. 지금 우리 전북에 유성엽 같은 경험을 쌓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거기에다 전북 몫을 지키고 찾아올 수 있는 배짱과 용기가 두둑하다.

-정치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3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두가지 정도 보람있는 일을 회상한다면 2016년 국정감사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을 세상에 알려낸 일과 2019년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을 정부 주관으로 개최하게 된 일이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 있을때인 2016년 국정감사때 당시 여당이었던 지금의 국민의힘 측에서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방해하고 회의 진행을 거부하는 등 국정농단 세력의 만행을 감추기 위해 온갖 방해공작을 서슴치 않았지만 사회봉을 잡고 있는 위원장으로써 새벽까지 회의를 진행함으로써 설로만 돌던 국정농단 세력을 온 세상에 알릴수 있게 되었다. 우리 상임위가 관할하던 교육부를 상대로 정유라씨 부당·부정 입학과 관련된 내용들을 집중 파헤쳤던 것이다. 그때 민주당에서는 도종환 간사, 유은혜 간사, 안민석 의원 등이 맹활약을 했다. 훗날 정권이 바뀌고 간사직을 맡았던 의원들은 장관으로 영전을 하기도 했다. 

또 한가지는 2004년 특별법 제정이후 지역간 극심한 대립과 갈등으로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제가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모든 정치적 부담을 내가 안고 가겠다'고 정부를 압박해서 기념일을 제정해 냈다. 2019년 동학농민혁명기념 행사를 정부주관으로 개최하게 되었다. 저의 이런 정치적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 그리고 전북도민들께서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여주셨던 감사함을 안고 있다.

▲유성엽 전 국회의원ⓒ

-우리 전북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지.

△그동안 국가예산 확보와 기업유치를 최고의 가치와 덕목으로 여기던 시각과 인식을 바로잡고 싶다. 국가예산은 한정되어 있어서 우리가 노력한다 해도 정해진 틀 속에서 이뤄진다. 마찬가지로 대기업은 이윤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그들이 투자할 여건을 만들면 오지 말라고 해도 오게 되어 있다. 지금과 같이 ‘국가예산 확보’나 ‘기업 유치’는 투입하는 노력에 비해서 나오는 결과물은 비효율적이다. 한마디로 밑지는 장사만 계속하면서 기회비용만 잡아먹고 있는 실정이다. 

도지사가 되면 새로운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싶다. 민간의 창의와 자본을 행정이 활용하도록 하고 우리 지역에서 창업이 붐을 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을 육성해서 중견기업을 만들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이 뒷받침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이 구현되어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전북의 청사진을 활짝 만들어 갈 수 있다.

-주요공약을 소개해달라.

△제가 도지사가 된다고 해서 오늘보다 내일 당장 표시나게 좋아질 일은 없다. 다만 전북이 달라지고 변화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민생경제’, ‘생명생태’, ‘문화예술’, ‘미래준비’를 4대 비전으로 삼고자 한다. 먼저 펜데믹 이후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모든 행정력을 민생 회복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러면서 도는 도답게, 시군은 시군답게 자치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겠다. 도의 권한을 대폭 시군으로 이양하고 시군의 인사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다. 부시장, 부군수도 시군 자체 승진을 원칙으로 할 것이다. 또한 일반자치과 교육자치의 벽을 허물어 도지사,시장,군수와 교육감이 함께 머리 맞대고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

산업화 시대에 가장 뒤떨어진 우리 전북이 가장 잘 할수 있는게 무엇일까. 바로 ‘문화’와 ‘생명’이다. 두 축을 산업화해서 전북의 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한류 콘텐츠 기반을 확충하고 식량안보 기지화, 식품산업 세계화 등을 추진할 것이다. 특히, 청년이 떠나지 않고 돌아오는 전북을 만들고 싶다. ‘문화’와 ‘생명’을 주제로 한 창업을 적극 장려하겠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토양과 문화를 만들겠다. 마음껏 뜻을 펼치고 재기해서 성공의 길로 나아가도록 전북도정이 뒷받침하겠다.

새만금은 정부에 고스란히 돌려주겠다. 국책사업인 만큼 정부가 알아서 개발하도록 돌려주겠다. 대신 정부가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해서 ‘땅값, 세금, 규제, 노조’ 없는 ‘4무(무)’의 새만금이 되도록 건의하겠다. 그래서 외국에 나간 기업들 돌아오게 만들고 나아가 미주 유럽 기업의 아시아 거점지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전라북도는 그 배후 지역으로 낙수효과를 톡톡히 노릴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는 전북의 어르신들을 빈곤으로부터 탈출시켜 드리겠다. 노인수당을 월 50만원 상향지급토록 해서 돈 때문에 폐지줍는 노인이 없는 전북을 만들겠다.

▲유성엽 전 국회의원ⓒ

-청년들의 탈 전북 현상도 지속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은.

△인구절벽의 문제는 비단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으로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하물며 전북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 아이들이 직장을 찾아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현실에 계속 내몰리고 있다. 우리 기성세대들 특히 정치인들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과거와 같이 공부만 잘하면 출세하던 시대가 아니다. 창의성과 도전의식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들이 창의성과 도전의식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인가. 바로 ‘문화’와 ‘생명’이다. ‘문화’와 ‘생명’을 주제로 한 청년창업 활성화를 반드시 이루고 싶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할 수 있고, 세대를 관통하며 산업화 할 수 있으며, 우리 전북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테마이기도 하다. 우리 청년들은 ‘워라밸’만 보장이 되면 고향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태어나고 자란 전북에서 자신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게 무슨 대단한 욕심인가. 청년들이 창업과 실패 그리고 재기의 과정을 거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축적된 경험이 반드시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는 경험칙을 우리 청년들에게 만들어 드리고 싶다.

-어떤 도지사가 되고자 하는가.

△사안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문제점을 바로 직시해서 해법을 모색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도지사가 되고 싶다. 우리 앞에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이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면서 또 새로운 희망이 싹 틀 수 있게 하겠다. 지금까지 행정과 정치를 통해서 보여왔던 것처럼 무엇인가 분명한 족적을 남기는 도지사가 되고 싶다. 주어진 시간 분과 초를 나눠 쓰며 도정을 살피겠다. 한달에 한번은 꼭 14개 시군을 전부 돌면서 지역주민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도 나누고 잠도 자겠다. 유성엽은 전북도민이 키워 주셨다. 도민께 매일 매일 보은하는 나날이라고 생각하며 섬기겠다.

-끝으로 전북도민들께 한 말씀  

△참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펜데믹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북의 성장엔진이 멈춰서 더 어렵습니다. 경제이론상 경제적 위기에 직면하면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은 사람, 지역이 더 힘들어지고 쉽게 무너지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전북이 그러한 현실 앞에 놓여 있습니다. 새롭게 4년을 설계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만 달라진다고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능력있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합니다. 중앙과 지방, 행정과 정치 모든 영역에서 경험을 쌓았고 실력이 검증된 저 유성엽을 주목해 주십시오. 부모님이 편안하시고 아이들이 행복한 전북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성엽 전 국회의원ⓒ

▲유성엽 전 국회의원은 1960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정읍 산성초등학교와 칠보중 2년을 마치고 전주 신흥중으로 옮겨 졸업한 뒤 전주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마쳤다.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내무부 지방자치기획단과 전북도 문화관광국장, 환경보건국장, 경제통상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이후 민선 3기 정읍시장과 제18, 19, 20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국회에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아 조정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 합류해 전북 곳곳을 누비며 지원 유세를 활발하게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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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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