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애경 반대로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조정안 사실상 무산

피해자 단체 기자회견 열고 조정안 거부한 기업 규탄

11년 만에 나온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안이 사실상 무산됐다.

6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단체에 따르면 옥시와 애경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내놓은 최종 조정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옥시와 애경은 조정안 기업 분담금 중 각각 53.93%, 7.42%의 비율을 책임지고 있다.

기업들이 반대에 나선 조정안은 조정위가 지난달 28일 세 번의 수정 후 공개한 최종 조정안이다. 피해자 중 가장 높은 피해등급인 '초고도등급' 기준 조정 금액은 최저 8392만2400원~ 최고 5억3522만4000원, 가장 낮은 피해등급인 '등급외'의 조정금액은 2500만 원~8650만 원의 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이었다. 조정금액 총액은 93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조정안은 '조정신청 절차 개시 시점' 기준 3개월 이내 피해자의 50%가 동의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관해 피해자들은 최종 조정안에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피해자들의 동의 여부 판단 전에 기업들이 최종 조정안을 반대하면서 조정안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이에 피해자 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조정위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옥시와 애경은 피해자들에게 미흡한 조정안마저 거부했다"라며 "조정위원회는 빠른 시일 내에 모든 기업이 참여토록 추가적인 조정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2022년 3월 말까지 확인된 4291명의 피해인정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은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두 번째가 '애경 가습기메이트'"라며 "옥시싹싹을 만든 옥시와 애경가습기메이트의 애경은 전체 가습기살균제 제품 대부분의 살균원료를 공급한 SK와 더불어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옥시가 그동안 배상한 피해자는 405명, 애경이 배상한 피해자는 11명에 불과하다"라며 "옥시와 애경은 자신들이 참여했던 사회적 합의 기구인 조정위의 조정안조차 거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SK케미칼을 비롯한 7개 업체는 조정안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위는 향후 추가 회의를 통해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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