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제8대 시의회 "갑질 혹은 부패의혹이 있는 시의원들 퇴출시켜야..."

'영주시와 시의회의 불협화음으로 행정차질 , 예산낭비 비판 받아야'

제8대 영주시의회가 한 번의 임시회만 남겨두고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번 제8대 시의회는 1당 독점에서 벗어나 무소속과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비등한 힘의 균형을 이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만했다.

▲ 영주시의회전경 ⓒ프레시안

그러나 힘의 균형 이면에는 베어링국가산단유치, SK머티리얼즈 투자유치 등과 같은 굵직한 현안을 둘러싸고 극심한 대립과 분열의 모습을 보이며 시의회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해는 지방의회출범 30년을 맞이하는 동시에 지방의회 인사권독립이 시행되는 등 기초 의회의 권한이 강화되는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제8대 영주시의회 성적을 되짚어 본다.

▶ 활발한 시정질의 및 의원발의 조례 제・개정활동

우선, 의안발의 현황을 살펴 볼 때, 7대 의회는 총 487건의 의안을 처리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조례 제정・개정 260건(의원발의 조례 제・개정 33건), 예산・결산승인 41건, 일반안건 186건이었다. 8대시의회는 총459건(22. 3. 21. 기준) 처리했는데 조례 제정・개정 258건( 의원발의 조례 제・개정 87건), 예산・결산승인 34건, 일반안건 167건이었다.

7대, 8대시의회는 모두 총 4회에 걸쳐 실시된 행정사무감사가 실시되었다. 7대에서는 총 311건(시정요구 220건, 처리요구 2건, 건의사항 72건, 주의17건)의 지적이 있었고, 8대 시의회에서는 총348건 지적(시정요구 177건, 처리요구 124건, 건의사항 47건)이 있었다.

시정질문에 있어서는 7대시의회는 총 4회에 걸쳐 20건 시정질문이 있었고, 8대 시의회에서는 총 9회에 걸쳐 83건의 시정질문이 있었다.

▲ 이영호영주시의회의장이 의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영주시의회(사진제공)

▶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의원 연구단체활동 활성화

제8대 시의회는 2018년 제정된 영주시의회 의원연구단체 구성 및 운영 조례에 의거해 의회의 정책개발 역량을 제고하고 입법활동의 활성화 도모하거나 특정분야에 대한 조례․입법과 시정 발전을 위한 연구 및 정책 개발하는 등 의정연구단체활동이 활발했다.

2019년에는 아동청소년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아동청소년 지원연구단체와 영주관광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관광활성화 연구단체의 연구활동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거버넌스의정연구회, 청년정책연구회, 2021년에는 여성정책연구회 조례연구회,  KTX 시대 영주발전 연구회 등 영주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과제에 대한 연구용역 및 각종 포럼과 토론회가 열려 공부하는 의회의 새로운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제8대 영주시의회는 영주시 미래와 직결된 굵직한 현안을 둘러싸고 여야를 떠나 대안을 찾고 협력하는 모습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사건건 대립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 무소속 약진과 민주당 시의원의 출현 

제8대 시의회는 역대 어느 의회에서도 볼 수는 무소속강세 현상과 민주당 약진이라는 기이한 상황을 연출했다. 

당초 영주시의회는 새누리당 9명 무소속 3명 민주당 2명으로 출범했지만, 지난 국회의원 선거를 기점으로 국힘소속 2명의 의원이 탈당해 국민의힘 6명 무소속 6명 민주당 2명으로 무소속과 민주당의 암묵적 연대가 형성되며 사상초유의 무소속시의장을 탄생시키기도 했고,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무소속 L모의원은 시장출마을 염두에 두고 민주당에 입당하기도 했다. 

시의원의 잦은 입당과 탈당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도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들게 했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의 목적은 정당민주주의가 지방자치의 근간으로 자리잡도록 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것이었지만, 정치색이 강한 지방에서는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인해 지난 30년간 영주에서는 민주당의 존립자체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만큼 민주당 시의원의 출현에 시민들은 환호했고 기대 또한 컸다. 하지만 민주당 시의원들은 시의회의 주요안건에 대해 상반된 표결을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갈등과 대립상황을 연출해 존재감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 30년 동안 지속되어왔던 시의회 무용론의 실제

시의회가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비판여론 또한 만만치 않았다. 시의원들은 다음 선거를 위한 지역구 관리에만 치중한 나머지 지역의 사적 민원 해결을 위한 해결사 노릇을 하는데 만 급급하다는 한계점을 보였다.

물론, 시의원이 지역구의 공적 민원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활동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문제는 시의원의 특권을 활용해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특정업체나 개인에게 주어지는 불공정한 수의계약이나 청탁이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주민 A씨는 “시의원을 통하면 안 되는 일도 척척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민들 또한 유력한 시의원에게 줄을 대지 않을 수 없는 풍토가 형성되고 있다”며 “시의원들은 지역구민의 민원과 청탁건을 해결하는 해결사가 아니라, 영주시의 살림살이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공무원은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의결권을 가진 시의원과 공무원은 근원적으로 갑을관계에 있다”며 “민원해결의 명목으로 담당자를 건너뛰고 과장에게 들어오는 시의원의 각종 청탁은 거절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한 시의회와 영주시의 불협화음은 영주시의 행정차질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비사업으로 전국최초로 시행되었던 영주효문화진흥원은 건축물을 완공하고도 시의회와의 의견차이로  4년째 개원도 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어 보건복지부로부터 행정경고처분을 당했고, 영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고자 했던 선비다리는 설계용역까지 마친상태에서 시의회의 문턱을 넘지못해 예산낭비,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영호 영주시의회 의장은 "제8대시의회는 영주시의 발전과 주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의원들의 연구활동과 의안발의, 시정질의 등에서 어느 때보다 더욱 열심히 의정활동에 매진했다고 생각하며, 특히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시의회가 주도적으로 영주발전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영주의 정치적 발전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영주시민단체의 A회장은 “제8대 시의회는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의 지시만 따르는 거수기 노릇만 하던 구태를 벗고 무소속 시의장을 배출하는 등 긍정적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시의원원의 갑질과 시의원의 특권을 활용한 청탁과 이권개입이 없어지지 않으면 의회의 발전은 요원하다"며,  "향후 정당 차원에서도 갑질 혹은 부패의혹이 있는 시의원들은 다시는 의회에 발을 들일 수 없게 해야 하며, 시민들 또한 의정감시활동을 통해서 공정한 의회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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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

대구경북취재본부 최홍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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