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권력 유지 안돼" 발언에 푸틴 측 "그건 러시아 국민 선택"

바이든 즉흥 발언에 백악관 '화들짝'...프랑스도 "긴장 고조 안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유럽을 순방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26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난민 시설을 방문해 푸틴에 대해 "이 사람(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는 권력을 유지해선 안된다(For God's sake, this man cannot remain in power)"고 말했다. 사전 연설 원고에 없던 즉흥 발언인데, 이 발언은 곧바로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말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바이든의 발언이 논란이 일자 백악관은 별도의 해명 자료를 냈다.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의 요점은 푸틴이 이웃 국가에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27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하거나 침략할 권한을 부여받지 않았다는 의미"이라며 "우리는 다른 어떤 정권교체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푸틴 측은 '발끈'하고 나섰다.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는 바이든 씨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오직 러시아 국민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바이든의 '강경 발언'을 비판했다. 마크롱은 27일 프랑스3방송과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푸틴을 "학살자(butcher)"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아직 푸틴과 대화 중이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단어는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외교적 수단을 사용해 전쟁을 멈추고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며 "이를 원한다면 말이나 행동으로 긴장을 고조시켜선 안된다"고 밝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라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면서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마크롱은 바이든의 발언이 긴장을 고조시켜 오히려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바이든의 발언에 대해 "27분간의 연설에서 튀어나온 이 '아홉 단어'는 블링컨 등 고위 관료들이 러시아에서 정권 교체는 논의되지 않았다는 발언을 뒤집는 것이라는 점에서 원치 않는 분란을 낳았다"고 바이든의 '실언'에 대해 비판했다. 

▲ 26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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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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