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남사예담촌으로 떠나는 매화 여행…다섯 매화 품은 고택 운치

면우매·기산매 등 남사예담촌 7梅 향기 그윽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 정취가 느껴지는 계절. 매화 향기 그윽한 산청 남사예담촌으로 봄나들이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지리산 천왕봉이 진산인 경남 산청군 단성면의 남사예담촌은 집집마다 오래 세월을 지켜온 매화나무가 자리 잡고 있어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는 계절이 되면 온 마을에 매화 향기가 그윽하다.

특히 하씨, 박씨, 이씨, 최씨, 정씨의 다섯 문중을 대표하는 각 매화나무는 남사예담촌을 대표하는 5매로 이들 문중의 선비 품성을 지니고 있다.

▲산청군 단성면에 위치한 남사예담촌 전경ⓒ산청군

이들은 '오매불망(五梅不忘)'으로 불리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다섯매를 잊지 못해 다시 찾곤 한다.

오매불망(五不梅忘) 매화와 함께 최근 면우 곽종석 선생과 기산 박헌봉 선생을 기리기 위한 면우매와 기산매까지 그윽한 향기를 더하며 남사예담촌 7매로 품격을 높이고 있다.

산청 3매 중 하나인 하씨고가(진양 하씨)의 매화나무는 '원정매(元正梅)'로 불린다. 사직공파 하즙이 심은 것으로 원정매는 홍매화로 2007년 원목이 고사했지만 현재 후계목이 뿌리에서 자라고 있다.

▲산청 남사예담촌 내 하씨고가(진양 하씨)의 매화나무 원정매ⓒ산청군

이사재(尼泗齋)의 매화나무 '박씨매'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시 박호원 농노의 집에 유숙할 때 매화나무를 보고 위안을 삼았다는 유래에서 심어졌으며 현재는 후계목으로 가꾸고 있다.

남호정사의 매화나무 '이씨매'는 하얀꽃이 피는 매화나무로 백매(白梅)는 희고 맑은 꽃, 은은한 향기와 품격 있는 모습으로 선비의 지조를 상징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씨 문중의 서재인 남호정사에 심어진 이씨매는 유일한 백매화로 키가 커 기골이 장대한 장부를 닮았다.

최씨고가의 매화나무 '최씨매'는 최씨고가 대문 옆에 있던 400년 된 매화나무가 고사한 뒤 심은 후계목으로 매화꽃이 필 무렵이면 매화향이 고각의 운치를 더한다.

선명당의 매화나무 '정씨매'는 남사예담촌에서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로 최씨고가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최씨고가 대문에 들어오기 전 담장 너머로 보이는 정씨매의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독립운동가 면우 곽종석 선생을 기리기 위해 심은 면우매ⓒ산청군

유림독립운동기념관 안에 심어져 있는 '면우매'는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독립의 당위성을 주창한 유림 독립운동가 면우 곽종석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면우 곽종석 선생은 산청군 단성면 사월리 출신으로 남명 조식의 사상을 계승한 영남 유림의 영수다. 붓과 글로 국권회복과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으며 을사늑약 체결 반대 투쟁도 펼친 인물이다.

기산국악당의 기산매(岐山梅)는 근·현대 국악운동의 전개와 민족예술 발전을 위해 일생을 다한 기산 박헌봉 선생의 진정한 선비다운 삶을 기리기 위해 심어졌다.

예로부터 원정매는 남명매, 정당매와 함께 산청 3매로 일컬어지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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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경남취재본부 김성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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