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낮췄다.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3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인 피치와 무디스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6단계 낮췄다고 보도했다. 신평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이미 지난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낮췄다.
피치는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로 강등시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는 거시금융 안정성 위험을 키우고 러시아의 신용 펀더멘탈에 큰 충격을 줘 국가 부채 상환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발표한 러시아 중앙은행(CBR)과의 거래 금지 제재는 이전의 어떤 제재보다 러시아의 신용 펀더멘털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러시아 은행에 대한 추가 제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피치가 국가 신용등급을 한 번에 6계단이나 강등시킨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가 벌어졌던 1997년 한국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무디스도 3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3으로 강등시켰다. <로이터>는 무디스가 러시아에 가해진 금융 제재의 범위와 심각성이 "무디스의 초기 예상을 넘어섰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S&P는 지난달 25일 러시아의 신용 등급을 BBB-에서 BB+로 투기등급으로 강등시킨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S&P가 강등 이유로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군사 개입이 확대되면서 미국, 유럽연합, 영국 정부 등으로부터 일련의 엄격한 경제 및 금융 제재를 촉발한 데 따른 것"을 꼽았다고 전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로이터>는 JP모건이 자사 고객들에게 "미국의 러시아 정부 기관 제재 등은 러시아의 해외 채권 지불에 큰 장애가 된다"며 "제재가 러시아 정부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또 금융 지수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각각 오는 9일과 7일에 자사의 모든 지수에서 러시아 주식을 퇴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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