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사업으로 2014년 시작된 '가람 이병기 전집' 총 30권 중 전기 발행 10권이 최근 완간돼 나왔다.
22일 전북대에 따르면 이번에 간행된 전기 10권은 가람이 남긴 시조·시·수필·일기·소설·번역 등 가람이 남긴 '문학' 부문이 처음으로 종합·완간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 완간된 '가람일기' 부문은 총 5권으로 각권 8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완간됐다.
일반 책자 분량으로는 10권 분량에 달한다.
이 '가람일기' 부문에는 행초서로 된 일기가 3권(총 51권 중)이 있어 이의 탈초·번역과 주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 방대한 저술의 조사·입력 작업에는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의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다.
한문일기의 탈초·주해 작업은 호원대학교 유화수 교수(간행위원), 서울대학교 규장각의 황재문 교수 등이 중심이 돼 진행됐다.
이번에 간행된 문학 부문 10권 속에는, 그동안 분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이병기·조운·조남영 공동 시조집인 <3인 시조집> 원본도 간행위원인 이경애 박사가 찾아내 포함됐다.
2024년까지 완간될 예정인 나머지 20권은 가람이 남긴 국문학·국어학·역사학·서지학·교육학 분야 등의 방대한 학술적 저술들이 종합·정리될 예정이다.
현재 이 전집 전체 분량의 원고들은 이미 종합 정리·입력된 상태다.
가람은 1891년(고종 28) 전북 익산군 여산면 원수리 참실골에서 출생해 고향에서 한학을 공부하다가, 당대 중국 근대 계몽사상가 양계초의 <음빙실문집>을 읽고 크게 깨달아 신학문에 뜻을 뒀다.
전주공립보통학교, 관립한성사범학교를 거쳐 1912년 조선어강습원에서 당시 개화기 국어학자 한힌샘 주시경 선생을 만나 크게 감화를 받았다.
그는 우리나라 근현대 국문학·국어학·교육학·서지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서 수많은 업적을 내어 각 분야에 결정적인 양향을 끼쳤다.
서울대학교, 전북대학교에서 교수로 재학했고, 1.4후퇴 때에는 피난을 가지 않고 서울에 남아 서울대학교 도서관을 지켰다.
전북대학교 초대 문리대 학장을 역임하면서 대학의 기초를 다지고, 고하 최승범, 일산 김준영 등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이번에 전기 10권 문학 부문이 간행된 이 <가람 이병기 전집>은 그동안 간행된 우리나라 근현대 국학자들의 전집들 중에서 그 분량 면에서도 가장 방대하다.
그간 간행된 전집은 <춘원 이광수 전집>(20권), <육당 최남선 전집>(16권) 등이 있다.
임종국 선생이 쓴 <친일문학론>(평화출판사, 1966)에 의하면, 가람은 "단 한 줄의 친일 문장도 쓰지 않은 분"으로 기록돼 있을 정도로, 가람의 민족정신과 민족의식은 투철했다.
이 전집이 완간되면 그의 저작들에 관하 학술적인 재평가 외에도 그의 개결한 민족정신의 사표적인 가치도 다시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미간행 상태인 나머지 20권도 전북대·전라북도·전주시·익산시의 협력에 의해 이뤄질 예정이며, 이미 그 기초적업이 완료된 상태다.
김익두 간행위원장은 "힘은 좀 들지만 앞으로 본 전집 간행 작업에 더욱 집중 매진해서, 2년 안에 본 전집이 완간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전북대 출판문화원(원장 임경택)을 비롯해서 그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감회를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