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에 생필품 부족까지...신음하는 美 경제

美, 소비자물가 7% 올라...파월 연준 의장, 금리 인상 대응 시사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종으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발생한 노동력 부족으로 공급망 붕괴 현상이 심화돼 슈퍼마켓의 선반이 텅텅 비는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예상보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져가고 있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 7% 올라...1982년 이후 최대 상승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0% 올랐다고 미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1982년 2월(7.1%)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지난해 11월에는 6.8% 상승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5%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지수는 지난 1년 동안 무려 29.3% 상승했으며, 식품지수는 6.3% 상승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11일 미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연준이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게획보다 더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식료품, 주택, 교통비 등 필수품의 높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우리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7%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4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주의 한 주유소. ⓒAP=연합뉴스

슈퍼마켓에 다시 텅 빈 진열대 등장...노동력 부족 + 이상기후 때문

이런 가운데 팬데믹 초기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전역의 슈퍼마켓이나 소매점에서 상품이 부족해 진열대가 텅 비는 현상이 최근 다시 나타나고 있다.

더그 베이커 푸드마케팅연구소 부사장은 NBC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종에 따른 환자들이 급증했고 비정상적인 날씨 때문에 공급망 상황이 악화됐다"며 오미크론 사태가 진정되면 상황이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붕괴는 코로나19로 인해 상당수의 운송 인력이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토네이도, 폭설 등 이상 기후 현상이 겹치면서 발생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현상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 둔 사람의 숫자가 지난해 11월 450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노동력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미국의 한 슈퍼마켓의 텅 빈 진열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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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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