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러 겨냥 "독재자"...'민주주의 정상회의' 실효성은?

110개국 초청해 2박3일 화상회의..."독재자" 비난하며 중국.러시아 견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주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9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이 회의는 약 110개국 정부, 시민사회, 민간 분야 관계자들을 초청해 2박3일간 화상으로 진행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전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우려스러운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챔피언을 필요로 한다"며 이번 회의 개최 목적에 대해 강조했다.

바이든은 "민주주의는 우연히 얻어지지 않는다"며 "각종 지표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리키는 상황에서 이는 긴급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바이든은 특히 "독재자들은 자신의 힘을 증진하려 하고,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며 "이들은 억압적인 정책과 행동을 정당화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독재자'가 누구인지 호명하지는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바이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외교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바이든은 시진핑과 회담에선 신장.위구르 등 중국내 인권 문제를, 푸틴과 회담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 문제를 언급하며 '경고'를 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이를 "우리 시기의 본질적인 도전"이라며 각국의 노력을 호소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힘들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인간의 잠재력을 촉발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큰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디, 만델라, 존 루이스 미국 상원의원 등 민주주의 수호의 상징적인 인물들을 거론하면서 "민주주의는 상태가 아니라 행동"이라면서 "우리 개별 국가가 모든 정답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의 공유된 헌신이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독재를 물리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민주주의 회복력 강화와 부패 방지, 인권 수호를 비록한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 사용, 디지털 독재 등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바이든은 이날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4억244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 활동 △부패 척결 △민주주의 개혁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 지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지원 등 5개 분야 활동에 지원될 예정이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의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관련해 그 문제의식과 목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과연 얼마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CNN은 이날 "비록 이 회의에서 실행 가능한 권고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해도 현재 민주주의 국가들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매커니즘이 없다"며 "바이든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과감한 아이디어 뿐 아니라 실천을 위한 명확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 연설을 하고 있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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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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