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협력, 잘 되고 있나

[경제지리학자들의 시선] 산학연 협력의 실제와 개선 방향

산학연 협력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며, 협력의 중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적해서 강조되어 왔다. 구글에서 산학연협력으로 검색을 해보니 교육부가 주도하는 링크사업(LINC, LINC+, LINC3.0)이라 불리는 "산학연 선도대학 육성사업"이 있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하고 있는 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가 나온다.

삼성전자 등 민간의 대표적인 대기업에서도 2020년부터 산학협력센터를 출범 시켜 반도체 미래기술과 인재양성을 지원한다는 기사가 보인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2021 산학협력EXPO"라는 행사를 개최하는 온라인 홈페이지가 있어 들어가 봤다. 다양한 대학들이 참여하여 산학협력의 성과를 문제해결, 인재양성, 일자리, 창업, 기술실현, 함께 성장 등으로 나누어 오프라인 온라인 전시를 하고 있다.

산학연 협력은 "학술적으로" 트리플 헬릭스(Trple Helix),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국가·지역혁신체계(N·RIS: Nation ·Regional Innovation System) 등으로 다양한 이론으로 논하여 왔고, 국내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산학협력 활동이 성과 창출과 혁신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상적으로" 생각해보면 산학연이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윈-윈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산업계는 개발위험이 존재하는 사업에 자체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기초·원천 기술을 대학과 연구소로부터 가져와 응용하고, 기술이전으로 사업화하여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대학과 연구소는 과학기술의 기초·원천 기반을 확충하고, 교육과 연구 기회를 확대하며 실용화 기술에 적합한 인재를 지속해서 양성하고 취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간에서 "실질적으로" 산학연이 협력을 어떻게 경험하고 활동하며 바라보고 있는지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공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산학연 협력은

산학연 협력에 대해 알아보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경기도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산학연*을 대상으로 2021년 8월~9월 약 4주에 걸쳐 실시하였으며 문항은 협력 경험, 협력 동기와 활동, 산학연 협력의 필요성과 정책 수요로 나누어 질문하였다.

(* 샘플수는 연구소 혹은 연구전담조직이 있는 중소기업 377개, 이공계 대학 50개, 공공연구소 30개이고 모집단은 각각 2만 7293개, 57개, 34개.)

① 산학연 협력 경험은?

최근 5년 동안 기업의 25.5%만이 산학연 협력 경험이 있고 61.8%가 향후 산학연 협력 계획이 있는데, 반해 대학과 연구소는 90% 이상이 산학연 협력을 경험하였고 85% 이상이 향후에도 협력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기업은 협력을 통해 얻은 외부기술을 흡수하기 어렵고(31.3%), 필요한 기술을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18.8%), 협력을 위한 의사소통이 어려워(16.7%) 향후에도 협력을 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과 연구소의 수가 적어 나타날 수 있는 협력대상을 찾기 어려울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기업의 산학연 협력에 대한 경험이 적은 것에 관해서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산학연 협력 경험과 향후 계획

산학연 협력은 주로 경기도에 소재하고 있는 기업, 대학, 연구소와 협업하는 경우가 월등히 높아 온라인, 비대면 등이 발달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도 지리적인 위치는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는 경기도가 산학연이 골고루 위치하고 있는 지역적인 장점이 있기에 이들 간 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산학연 협력의 공간적 범위

② 산학연 협력 동기와 활동은?

산학연 협력은 외부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고(39.3%), 우수인력과 함께 일하며(29.8%), 연구시설과 장비를 활용하기 위해서(10.1%)이며 실제로는 연구개발(R&D) (90.5%)과 시설·장비 활용(45.8%)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 성과는 기술력 제고, 제품화 성공, 매출 증대에 기여하여 가장 성공한 프로그램(76.8%)으로 인식하고 있다.

▲ 산학연 협력 경험 프로그램

③ 산학연 협력 필요한가?

혁신 주체 모두 산학연 협력은 필요하다(79.9%)고 인식하고 주로 연구개발(83.6%), 장비 활용(54.9%), 인력교류·인재양성(44.5%) 지원 사업이 필요하며 산학연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교류의 장(16.8%)을 마련해야 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 산학연 협력 필요성(왼쪽) 및 산학연 협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

산학연 협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이렇게 공간에서 일어나는 산학연 협력의 실제 모습으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기업이 산학연 협력에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결과를 보면 기업 4개 중 3개는 실제로 산학연 협력에 참여한 적이 없고, 4개 중 1개는 여전히 산학연 협력을 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제는 산학연 협력에 있어 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실질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산학연 협력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둘째, 산학연이 만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산학연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교류의 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서로가 필요로 하지만 일면식이 없어 정보나 기술 수준, 협력 능력 등 서로에 대해 알 방법이 없을 수도 있다. 먼저 이들을 열린 공간으로 끌어내면 내가 부족한 것을 채워줄 수 있는 상대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산학연이 협력하여 실질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산학연은 실제로 연구개발이나 장비 활용을 하면서 협업을 하고 있고 산학연 협력은 주로 인근에 있는 기업·대학·연구소와 협업하는 경우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4차 산업혁명으로 최첨단 기술이 발전하고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온라인, 비대면과 탈공간화를 지향하는 흐름 속에서도 혁신 주체들은 여전히 서로 근접 위치할 때 연구개발과 시설·장비 이용이 더 가능하며 우수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을 고민해야 한다.

산학연이 자연스럽게 만나서 알아서 협력하고 혁신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높이면 가장 좋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제약이 있는 중소기업, 대학, 연구소들은 어느 정도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 글은 <경기도 산학연 협력의 이론, 실제 그리고 활성화를 위한 제언, (GBSA Policy Focus Vol.10, 김명진, 2021)>에서 일부 발췌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 필자 소개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교육과 학·석사,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The Ohio State University)에서 지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정책연구실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주요 관심분야는 경제 및 도시지리, 지역과학기술정책, 공간분석 및 최적화(GIS), 스마트시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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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 한국 지리학내 전문학회로 발족한 한국경제지리학회는 국내외 각종 경제현상을 공간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동시에, 연구 역량을 조직화하여 지리학의 발전과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지리학회는 연 2회 정기 학술 발표대회와 국내외 석학을 초빙해 선진 연구 동향을 토론하는 연구 포럼, 학술지 발간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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