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한 여성 언론보좌관에게 집착했다"

전 백악관 대변인이 폭로한 '트럼프 백악관 4년'...트럼프 "자질 부족한 참모" 반발

도널드 트럼프 정권에서 백악관 대변인과 영부인 비서실장을 지냈던 스테파니 그리샴이 자신이 경험했던 '트럼프 백악관 4년'에 대해 폭로하는 책을 출간한다.

다음달 5일(현지시간) 출간될 예정인 <이제 질문 받겠습니다 : 트럼프 백악관에서 내가 본 것>에서 그리샴은 트럼프와 그의 측근 보좌관들이 백악관에서 4년 동안 거짓말을 하는 문화를 만들었다며 "일상적인 부정직함이 백악관을 관통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이 책의 일부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그리샴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로도 여성 보좌관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았으며, 외모에 매우 집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는 한 여성 언론보좌관에게 집착했다"면서 "기자회견 내내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물었고, 보고 싶으니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숙소에 데려와 달라고 하기까지 했다"고 썼다. 또 "트럼프는 내게도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의 폭로(트럼프와 성관계를 했다)가 나오자 '나의 그곳은 작지도 않고 독버섯 모양도 아니다'라고 에어포스원에서 전화를 걸어왔다"며 "트럼프가 당시 내 남자친구였던 백악관 참모에게 '그리샴과 잠자리가 어땠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대니얼스는 2006년 트럼프와 성관계를 했고 이를 발설하지 않는 대가로 트럼프의 개인변호사가 13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2011년 주장했다. 대니얼스는 2018년 관련된 내용을 담은 책을 냈고 당시 한 토크쇼에 출연해 트럼프와 성관계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샴은 트럼프의 독특한 헤어 스타일에 대해 "커다란 가위로 자신이 직접 머리를 자른다"며 트럼프가 외모에 매우 집착한다고 밝혔다.

그리샴은 또 트럼프가 2019년 월터리드 국립 군병원에서 비공개로 치료를 받았던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당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구설수에 오를 것을 우려해 비밀리에 병원을 방문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고 '건강 이상'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리샴은 부인 멜라니아, 장녀 이방카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멜라니아가 대니얼스의 폭로 이래로 남편을 줄곧 냉대했으며, 영부인 역할에 대해서도 소극적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멜라니아는 2018년 6월 텍사스 접경 지역의 이민자 아동 수용소에 방문했을 때 등 뒤에 "난 상관 안 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이라고 쓰여진 자켓을 입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트럼프는 이때 처음으로 멜라니아를 집무실로 불러 고함을 지르며 화를 냈다고 한다.

그는 이방카에 대해선 "스스로를 공주로 여긴다", 제러드 쿠슈너에 대해선 "별명이 '몸에 딱 맞는 정장을 입은 라스푸틴'(제정 러시아 말기에 황후를 홀렸다는 수도자)"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들 부부가 자신들의 업무도 아닌 일에 관여하면서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시켰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책에 대해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구체적인 주장에 대한 반박이 아니라 그리샴을 공격하는 것으로 반박했다. 트럼프는 그리샴이 남자친구와의 '결별' 때문에 "매우 화가 났다"며 "스테파니는 필요한 것(자질)이 부족했고 처음부터 명백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급진적인 좌파 성향의 출판사로부터 거짓말을 하도록 돈을 받았다"고 돈을 벌기 위해 책을 썼다고 비판했다.

그리샴은 멜라니아 대변인으로 백악관에 합류했다가 2019년 6월 백악관 대변인으로 발탁돼 일했었다. 백악관 대변인 시절 그는 9개월 동안 공식 브리핑을 한 적이 없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 책에서 "나는 대통령이 내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거나 나를 미친 사람처럼 보이게할 무엇가를 대중들에게 말하기를 원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리샴은 대선을 앞두고 2020년 4월 다시 멜라니아 비서실장으로 이동했다가 올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이후 사표를 내고 백악관을 나온 뒤 트럼프 진영과는 결별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전 백악관 대변인(왼쪽)이 '트럼프 백악관'에 대해 폭로하는 책을 썼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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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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