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에게 과세하라" 드레스 입고 갈라 참석한 코르테즈 의원

코르테즈, 멧 갈라 퍼포먼스 화제...美 민주당, 부유세 포함 증세안 공개

"부자들에게 과세하라(Tax the Rich)"

미국 패션계 대형 행사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의상 연구소 갈라(Met Gala)'에 미국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AOC) 하원의원(뉴욕)이 입은 의상이 화제다.

민주당 진보진영의 스타 정치인인 코르테즈는 13일(현지시간) 밤 뉴욕에서 열린 '멧 갈라'에 뒤에 큼지막한 붉은 글씨로 '부자들에게 과세하라"라고 쓰여진 흰색 드레스를 입고 참석했다. 코르테즈가 입은 드레스는 브라더 베일리스의 수석 디자이너 오로라 제임스의 작품이다. 흑인 여성 디자이너인 제임스는 두 사람이 코르테즈가 의원이 되기 전 뉴욕에서 바텐더로 일하면서 지역 공동체에서 활동을 할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밝혔다.

제임스는 14일 CNN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드레스에 대해 "멧 갈라는 명백히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행사이기 때문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코르테즈와 상의해 경제적 평등과 정의에 대한 문구인 '부자들에게 과세하라'는 것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매년 5월 첫번째 월요일에 열리던 '멧 갈라'는 지난해 팬데믹으로 취소됐으며, 올해는 예년보다 4개월 늦게 열렸고 참석자 숫자도 300명 정도로 대폭 줄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영화배우 티모테 샬라메, 가수 빌리 아일리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축시를 낭송한 시인 어맨다 고먼,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 등이 이날 멧 갈라에 참석했다.

▲ "부자에게 과세하라"고 적힌 드레스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코르테즈 의원. ⓒAP=연합뉴스

민주당, 연 500만 달러 이상 부자들에게 부유세 매기기로

미국 민주당은 코르테즈가 주장한 것처럼 부유세를 포함한 증세안을 13일 공개했다. 이는 3조5000억 달러(약 4104조 원) 규모의 인프라 법안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 증세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 당시 낮아진 세율이 오르긴 했지만 바이든의 기대만큼 상승률이 높지 않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하원 세입위원회가 공개안 증세안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 세율은 21%에서 26.5%로 오른다. 소득세 최고 세율도 37%에서 39.6%로 올리기로 했다(연 소득 개인 40만 달러, 부부 합한 45만 달러 이상). 연 소득 500만 달러 이상 부자들에게는 추가로 2%의 부유세를 과세하기로 했다. 장기자본 이득세 세율도 20%에서 25%로 올렸다.

전반적으로 기업과 부유층의 세금 부담이 늘었지만 앞서 바이든이 제시한 수준에 비하면 기업에 부과하는 법인세에서 조금 후퇴했다. 바이든은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 세율을 각각 28%와 39.6%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수주 안에 증세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상원을 통과하려면 민주당 상원의원 전원이 찬성해야 하는데, 일부 중도 보수 진영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인 중도 보수인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재정적자 우려를 이유로 인프라 법안을 반대하고 있으며, 법인세 최고 세율을 25%까지만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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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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