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교사들, "도교육청, 4단계 스쿨넷 사업 학교에 떠넘긴다" 거센 반발

경기교육청, "안내서와 표준안 제공 및 교육지원청 통해 지원할 것"

경기지역 교사들이 ‘4단계 스쿨넷’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자 선정을 일선 학교로 떠넘기려 한다며 경기도교육청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1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스쿨넷’은 초·중·고등학교의 학사정보와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네크워크망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5년마다 통신 사업자를 선정한다.

도교육청은 오는 12월 현행 ‘3단계 스쿨넷’ 서비스의 종료를 앞두고 ‘4단계 스쿨넷’ 사업자 선정을 추진 중으로, 이전보다 회선 속도의 증강 및 요금 인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최근 4단계 스쿨넷 사업자를 각 단위 학교에서 개별 선정하는 계획을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

▲경기도교육청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그러나 도내 교사들은 상당수 학교가 ‘도교육청에서 통합 선정해 달라’고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불구, 도교육청이 학교 자체선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도교육청이 해당 사업과 관련한 사전 의견조사를 진행할 당시 도내 2647개 교 중 8개 교를 제외한 2639개 교(99.6%)가 학교가 아닌, 도교육청이 통신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도내 교원단체인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도교육청은 관련 공문을 통해 급변하는 통신환경을 반영한 고속 인터넷 및 통신보안 체계를 구축해 모든 학교에 안정적인 고속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지능화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통신망 보안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며 "그러나 사업자 선정 및 계약과 사후 관리감독 등 제반 업무를 전문성이 전혀 없는 학교에 전가하면서 그 명분으로 ‘학교자치’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자치를 명분으로 일선 학교에 해당 업무를 강제로 전가시키려는 것은 도교육감이 약속한 ‘학교행정업무 경감 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며 "도교육청은 이를 즉각 중단하고, 기존대로 해당 사업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있는 도교육청에서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기교사노동조합도 "3월 수요조사에서 절대 다수의 학교가 도교육청의 일괄 선정 방식을 요구했음에도 9월이 돼서야 돌연 학교 현장의 의견과 정반대의 사업자 선정 방식을 각 학교에 하달했다"며 "특히 이 같은 결정 과정에서 학교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논의하는 등 어떤 협의나 토론과정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일선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졌던 지난 1·2단계 스쿨넷 사업자 선정 당시 경쟁 과열 등 부작용이 심각해 3단계에서는 도교육청 일괄 선정으로 진행됐었다"며 "그럼에도 또 다시 개별 학교 선정으로 회귀하는 것은 납득되기 어려우며, 이처럼 학교가 개별 선정하는 방식을 진행하는 곳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기도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쿨넷은 성적이나 출결 등 학교와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 회선과 함께 고도의 보안 장비가 함께 필요한 만큼, 통신망 영역과 장비 등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따라서 스쿨넷 사업자 선정은 도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이 추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4단계 스쿨넷’ 사업자 선정 계획에 반대하는 경기교사노동조합이 도교육청 일대에 게시한 현수막. ⓒ경기교사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전교조는 "타 시도교육청은 4단계 스쿨넷 사업자를 교육청이 책임지고 선정하는데, 경기도교육청만 그 책임을 학교로 떠밀고 있다"며 "각 학교에서 학교장과 행정실장 및 정보 업무 담당자 등을 제외해 구성하는 선정평가위원회는 구성조차 쉽지 않을 것이고, 통신사들은 각 학교에서 영업 경쟁을 할 것"이라며 "교육청과 달리 전산 담당 공무원도 존재하지 않는 학교에서는 결국 교사가 해당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국 스쿨넷 학교 자체 선정이 이뤄지면 담당자 지정부터 교사 업무 과중과 학교 내 영업 경쟁 등 다양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도교육청은 학교 행정력과 교육력을 낭비하는 스쿨넷 서비스 기본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부터 도교육청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 온라인 설명회에서도 교사들은 '현장교육 지원의 의미를 모르시는건가?'와 '학교에서 선정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 등의 의견을 제시하며 도교육청 계획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14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일선 학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4단계 스쿨넷’ 사업자 선정 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프레시안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때의 장점을 반영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스쿨넷 사업은 통신 3사 중 한곳을 선정하는 것으로, 각 학교가 자체 선정할 경우 학교별로 전산망 여건이 서로 다른 만큼 각 필요한 불편을 해소하거나 개별 요구가 가능하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며 "다만, 학교에서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이 없도록 안내서와 표준안을 제공하는 한편, 각 교육지원청에 ‘스쿨넷사업 추진지원단’을 운영해 사업자 선정과 스쿨넷 서비스 개통 및 장비 구축 사항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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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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