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오바마-클린턴과 9.11 추모 행사...트럼프, 경찰서 방문후 권투 중계

바이든 "진정한 단결이 9.11의 교훈"...부시는 생크스빌에서 추모 연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 20주년을 맞는 11일(현지시간) 테러 현장 3곳을 모두 찾아 추모 행사를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뉴욕 그라운드 제로(옛 세계무역센터 빌딩 자리)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영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과 영부인인 빌 클린턴과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도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가슴에 파란색 리본을 달고 9.11 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을 포함한 시민들과 함께 행사를 진행했다.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도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은 이날 행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한명씩 불려지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묵념을 하다가 흐르는 눈물을 닦기도 했다.

바이든은 이날 현장에서는 연설을 하지 않고 대신 사전에 녹화된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영상에서 바이든은 9.11 테러에서 피해자들을 구조한 소방대원들을 거론하며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몇시간, 몇달, 그리고 몇년에 걸쳐 목숨을 바친 모든 이들을 기린다"며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관계없이 이 추모행사는 마치 몇초 전에 뉴스를 접한 것처럼 고통을 준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공포와 분노, 평화로운 종교의 신자인 무슬림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 등은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도 목격했다"며 "우리는 단합이 결코 깨뜨리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소방대원이 보여준 희생과 같은 "모든 곳에서의 영웅주의"와 예상치 못한 공격 이후 나타난 "진정한 국민 통합"에 대해 강조하며 "내게는 이것들이 9월 11일의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이어 또다른 테러 현장인 펜실베이니아 생크스빌과 버지니아 알링턴에 위치한 펜타곤도 방문했다.

▲뉴욕에서 열린 9.11 추모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 왼쪽부터 빌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미셸 오바마, 조 바이든, 질 바이든,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AP=연합뉴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전 예고 없이 뉴욕 소방서와 경찰서를 따로 찾았다. 트럼프는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오전 추모행사에는 불참했다. 그는 또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바이든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며 "이는 나쁜 계획, 믿을 수 없는 약점,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지도자들 탓"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저녁에는 복싱 해설을 한다. 그는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전 헤비급 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의 경기에서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해설을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9.11테러 20주년을 맞아 예고 없이 뉴욕 경찰서와 소방서를 찾아 9.11 테러 당시 이들의 활동에 대해 치하했다. ⓒCSPN 화면 갈무리

9.11 테러 발생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는 이날 오전 생크스빌에 열리는 추모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우리 정치의 많은 부분이 분노, 두려움, 억울함에 대한 노골적인 호소가 됐다"며 "나는 미국의 심판과 슬픔의 날에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이웃의 손을 잡고 서로를 위해 모이는 것을 보았다. 이런 것이 바로 미국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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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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