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AI선도도시’로 도약 위해 내년 말 ‘운암뜰 AI시티’ 착공

시의회, 임시회 통해 시가 제출한 계획안 통과

오산시청과 경부고속도로의 사이 ‘운암뜰’로 불리는 넓은 들판이 있다.

운암뜰이라는 명칭은 오래 전 오산천의 범람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제방을 설치한 뒤 홀연히 떠난 어느 과객에 대한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이름 붙여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오산의 가장 중심에 남아있는 마지막 노른자 땅인 운암뜰은 그 규모만 해도 60여만㎡에 달하지만, 어떠한 개발도 없이 방치되면서 개발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첫 개발 논의가 시작된 이후 10여 년간 명확한 개발 계획이 결정되지 않았던 해당 부지가 새로운 오산의 랜드마크로 변모하게 됐다.

오산시의 ‘운암뜰 AI시티 도시개발사업 출자 및 주주협약 동의안’이 10일 오전 열린 오산시의회 제26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승인을 받으면서 계획 추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운암뜰의 개발은 도시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오산의 미래 먹거리로써 활발하게 작동하기 위한 첫 단추다.

시는 해당 부지에 ‘운암뜰 AI시티’를 조성, 향후 미래산업을 이끄는 수천 여개의 기업을 입주시켜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되던 오산의 분위기를 급변시킬 방침이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운암뜰 개발의 필요성과 이를 위해 시가 준비하고 있는 계획들을 소개했다.

▲내년 말 착공 예정인 '운암뜰 AI도시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오산시

오산시 발전 이끌 해결사 ‘운암뜰’

운암뜰의 위치는 정부의 수도권 개발로 인해 시작된 성남 판교 및 화성 동탄과 이어진 도시개발의 중단지점이다.

두 지역은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대규모 주거지역이 형성되고 논밭에는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등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지만, 안타깝게도 운암뜰은 이 같은 변화의 혜택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지속적인 개발로 인해 경기남부권이 점점 더 뜨거운 지역으로 바뀌어가면서 운암뜰 역시 기회를 얻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의사를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9년에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의 협약이 이뤄졌으며, 이날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사업 추진이 확정되면서 내년 말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운암뜰 내에 아파트(20%)를 비롯해 산업과 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 방식으로 진행된다.

자본금 50억 원 규모의 특수목적법인(SPC)에는 오산시와 수원도시공사 및 평택도시공사 등이 공공부문(50.1%)으로, 대표사인 현재엔지니어링과 에코앤스마트 및 한국투자증권 등이 민간부문(49.9%)으로 참여한다.

시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SPC 설립에 대한 출자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고, 시의회는 지난 2일 조례특별위원회를 통해 원안 가결한데 이어 이날 본회의에서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10일 오전 오산시의회 제260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오산시

특히 지난 2010년부터 꾸준한 논의가 이어져온 ‘운암뜰 AI시티’ 조성계획이 성공적으로 착수되면서 오산의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내 AI사업을 선도하며 미래 산업의 중요한 요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시는 오산동 166번지 일원 60여만㎡ 부지에 △지식산업시설(AI 관련) △문화교육시설 △복합 상업시설 △주거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AI 관련 업체의 경우, 미니 신도시 내 8만3000여㎡부지에 1500여 개에서 최대 3000여 개의 기업이 들어설 수 있는 규모의 지식산업센터 단지가 조성되면, 입주 기업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2월에는 AI분야 글로벌 전문기업인 ‘엔비디아(NVIDIA)’와 운암뜰 AI시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입주 기업을 위한 멘토 역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주관사들은 다음달 중 주주협약을 체결한 뒤 SPC 설립 등기를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토지 보상금 지급에 나설 예정이다.

곽상욱 시장은 "오늘 운암뜰 개발 계획이 시의회를 통과하면서 오랜 기간 방치돼 온 오산지역 요지의 땅이 드디어 제대로 개발을 할 수 있게 돼 지역 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업계에서 상징적인 기업인 엔비디아와도 협약이 이뤄지면서 AI와 관련된 다양한 국내 기업들의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2년 동안 관련 행정절차를 꼼꼼히 거쳐 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AI를 주제로 하는 복합 스마트시티를 성공적으로 조성해 오산의 미래 먹거리이자, 지역경제를 책임지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산업을 선도하는 교육도시 오산

운암뜰 개발을 통해 조성되는 AI스마트시티를 맞이하기 위한 오산시의 준비는 이미 지역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시는 ‘교육기반 AI 특별도시’를 목표로, 유관기관들과 함께 △AI시대에 걸맞은 교육과정 지원 △AI 교육을 위한 에듀테크 인프라 구축 △평생교육 플랫폼 구축 △도시 인프라를 통한 AI 역량 함양 △전문인력 양상을 위한 ‘스마트 파밍’ 시스템 구축 등 크게 5개 추진과제를 설정하는 등 지역내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산시청 전경. ⓒ오산시

실제 지난해 ‘AI융합교육과정 운영고’로 선정된 오산 세교고등학교의 경우 오는 2023년 12월까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데이터 과학 등 AI와 관련된 특색활동과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 및 학생동아리 등의 운영을 시작한 상태다.

이를 위해 초·중·고교 정보교과 담당 교사들을 위한 연수를 진행하는 한편,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스마트융합실’로 조성하는 등 별도 공간을 마련해 창의·융합형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또 오산지역 학교의 정규교과과정 안에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디자인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활용하는 창의적인 전략)’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 ‘인간 중심의 사고 훈련’과 ‘실패를 극복하는 인내 학습’ 및 ‘협업 능력 향상’ 등 미래 AI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좀 더 AI를 친근하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로 자리매김 했다.

이 밖에도 운암뜰 AI스마트시티를 통해 구축되는 AI 인프라는 오산천 내 생태 환경을 위한 모니터링에도 투입된다.

오산천에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진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비롯해 조류나 하천 생태를 위한 생태감시 CCTV와 대기질·악취·수질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동·식물에 대한 보다 철저한 보호가 가능해졌고, AI를 통해 집계·분석된 정보를 관리하는 통합플랫폼이 마련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스마트타운 챌린지’에 선정돼 진행된 해당 사업은 내년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 성공 모델로써 소개될 예정이다.

시는 반려동물 테마파크나 실제 사무공간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통해 기존 ‘교육의 도시’에서 ‘교육기반 AI 특별도시’로의 발돋음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레시안과 인터뷰 중인 곽상욱 오산시장. ⓒ프레시안(박종현)

곽 시장은 "올 연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오산시가 ‘문화도시’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문화도시로 인증을 받으면, 말로만 불리는 AI시티가 아니라 실제 행정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AI를 맞이할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 바로 오산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터 자연환경 및 도심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도 AI데이터가 접목되면서 다양한 부분에서 AI로 연결되고, 미래산업을 뒷받침하게 된다"며 "운암뜰 내 AI스마트시티가 성공적으로 조성될 경우,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의 지역발전 모델로서의 청사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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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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