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백신 생활'...코로나19 백신 잘 맞는 방법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슬기로운 백신생활

아침에 출근하는데 한의원 앞이 동네 어르신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경찰도 보이고 동사무소 직원도 보입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오늘이 우리 동네 어르신들 코로나19 백신 접종일이랍니다.

셔틀버스 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남아 있었지만 다들 자리를 지키고 계셨고, 예정된 시간이 가까워지자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났습니다. 환자로 만났던 분들도 있었는데, 동장님에 따르면 오늘 네 번에 나누어 진행된다고 합니다. ‘동네에 어르신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고령화 사회란 말이 실감 났습니다.

줄을 서서 어깨에 스티커를 한 장씩 붙인 채 대형버스를 타고 접종 장소로 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마음에 묘한 파문이 일었습니다. 출발하는 버스를 보면서 다들 무탈하게 접종을 마치고 오시길 마음속으로 기도했지요.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답답함과 함께, 인류 역사상 1년 반 가까이 지속해서 그것도 전 세계가 같은 전염병에 시달린 역사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이 전염병의 시대가 과연 끝날까? 그 이후에 인류는 보복성 쇼핑과 여행을 하면서 과거로 돌아갈까? 아니면 좀 달라질까? 하는 상념들이 그 뒤를 잇고요. 아무튼 많은 학자의 예상대로 COVID-19는 세계전쟁만큼이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합니다. 그중에는 이번 사태가 일부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음모론부터,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부작용을 부추기는 주장도 있습니다. 음모론이 귀를 솔깃하게 하고, 지적욕구를 조금 충족시켜줄 수는 있겠지만 세상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백신에 관해서는 유전자를 조작한다는 식의 뇌피셜은 생각할 가치가 없고, 부작용의 문제는 생각해볼 만합니다. 벼락에 맞거나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도 비교되지만, 내게 닥치면 백퍼센트의 문제니까요.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해서 부작용이 없는 백신이란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여러 차례 검증을 거쳤는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지금 우리는 인류를 대상으로 새로운 방식의 백신을 시험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더 힘들기 때문에, 인류는 그 위험성을 감수하고라도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이란 방식을 선택한 것이죠.

'나는 선택을 안 했는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백신접종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백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좀 더 나가면 국가와 개인 간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될 문제이지요. 따라서 백신을 맞지 않겠단 사람들의 의견 또한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단 백신을 맞겠다고 선택했다면, 그 부작용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접종예정일이 정해졌다면, 가능한 신체적인 컨디션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쉴 필요는 없고, 그럴수도 없겠지요. 물을 충분히 마시고, 소화에 부담되지 않는 좋은 영양소를 섭취하고, 야식이나 과음, 과식하지 않고, 잠을 좀 더 자는 정도면 될 것입니다. 과도한 운동은 피로물질을 몸에 쌓이게 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접종을 한 후에 발생하는 증상들은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응급상황이나 중한 증상은 의료기관에서 집중치료를 받아야겠지만, 면역반응에 따라 생기는 가벼운 증상들은 평소 건강상태와 증상에 맞게 치료하면 좋습니다. 무조건 불편한 증상을 없애기보다는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도우면서 항체형성이 잘 될 수 있는 몸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이레놀이 일반적으로 권장되지만, 이것으로 다 해결되지 않거나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른 반응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한약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대한통합방제한의학회 회장인 한의학박사 장성환 원장은 백신접종 후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작용이 발열, 몸살, 근육통이 기본 증상으로 발생하므로 개별생리 유형에 따라

1.건실도·체열 중 이상 건실한 양인, 열태음인의 경우 구미강활탕, 마황탕, 갈근탕, 갈근해기탕, 방풍통성산

2.건실도·체열 중, 피부가 엷은 소양인의 경우 인삼패독산, 형방패독산, 연교패독산, 시호계지탕

3.건실도·체열 중 이하 음인의 경우 오적산, 계지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평소의 에너지 상태나 체격과 체질과 같은 개별생리에 맞춰 서로 다른 처방들을 써서 면역획득의 과정이 무리없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위에 소개된 처방들은 의료보험용 한약으로 쓰이고 있어서 일선 한의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평소 자신의 건강을 살피던 한의사를 통해 증상에 맞게 처방받으면 접종 후에 일어나는 증상들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의 획득이란 방법이 시간이 흐른 후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늘 그렇듯,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백신을 맞기로 했다면,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세워볼 것을 권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 충분한 휴식을 취해 건강상태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게 좋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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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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