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0년 아프간 전쟁 종식 선언..."9.11 전까지 미군 철수"

"미군이 집으로 돌아와야할 시간...미래 도전에 초점 맞추고 싶다"

"나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겠다.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이며, 이제 미군이 집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20년 만에 끝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해 9월 11일 이전에 끝내겠다고 밝혔다. 2001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알카에다의 9.11 테러 공격을 계기로 아프간 전쟁을 시작했다.

바이든은 이날 연설에서 9.11 테러를 일으킨 빈 라덴이 제거됐고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분해됐다면서 전쟁을 통해 목적이 달성됐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아프간 철군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전쟁을 시작한 부시 전 대통령과도 상의했다고 밝혔다.

"우린 20년 전 발생한 끔찍한 공격 때문에 아프간에 갔다. 그것이 2021년에 우리가 거기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순 없다. 탈레반과 전쟁을 또다시 시작하기보다는 우리의 입지를 결정하고 오늘과 미래에 닥칠 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바이든은 또 철군하더라도 "아프간 정부를 계속 지원하고 아프간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며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평화 협상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바이든은 미군이 철군하는 동안 탈레반이 공격을 감행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못박았다.

바이든이 9월 11일까지 철군하기로 한 것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레반 측과 합의한 5월 1일보다 4개월여 늦춘 것이다. 그는 "우리는 출구로 성급하게 달려가지 않을 것이며, 책임감 있고 신중하고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우리보다 더 많은 병력을 아프간에 주둔 중인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완전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이날 아프간 철군을 발표한 뒤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희생 미군들을 추모했다. 아프간에서 미군 사망자는 2300명, 부상자는 2만 명이 발생했으며, 2조 달러(약 2230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 바이든 대통령이 14일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9월 11일 이전에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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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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