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샌프란시스코 의회, '램지어 논문 규탄 결의안' 채택

필라델피아 시의회에 이어 두번째 결의안..."램지어 논문 철회하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6일(현지시간)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램지어 교수는 지난해 말 경제학의 '게임이론'을 차용해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로 동원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은 매춘 여성"이라는 주장을 담은 논문('태평양전쟁에서의 성 계약")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를 통해 온라인으로 출간된 이 논문은 이 학술지 3월호에 실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관련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뿐 아니라 아동 성매매를 옹호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출판은 연기된 상태다.

앞서 마이클 최 UCLA 교수가 시작해 4000명에 가까운 경제학자, 역사학자, 법학자 등이 램지어 논문을 비판하는 성명에 서명했고, 하버드대학교 학부 학생회와 로스쿨 학생회는 램지어 교수와 학교 측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과 관련한 결의안이 나온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미국 필라델피아 시의회는 지난달 4일 한국계인 데이비드 오(공화) 시의원이 발의한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반박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11명 의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날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의 결의안은 전시 '위안부'가 누구였는가에 대해 어떠한 근거도 없이 (일본 극우) 역사부정론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규탄하며, 이를 철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의회는 결의안에서 "국제사회 공동체와 역사적 기록, 역사 연구, 증언 등은 20만∼50만명의 젊은 여성·소녀들이 강제로 성적 노예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들 여성은 위안부로 알려져 있다"며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온 이들 여성 대다수는 일본 군대에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요받았고, 일부는 정기적으로 10∼40차례 성폭행당했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은 이어 "램지어의 논문은 이런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여성들이 강요나 강제가 아니라 게임 이론에 따라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는 공정한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한다"며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램지어의 논문을 규탄하며 (논문을 발행하기로 한) 법경제학국제리뷰(IRLE)가 논문의 발행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결의안은 샤먼 월턴 의장이 대표 발의했다.

한편,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는 시의회의 결의안 채택에 앞서 지지 발언을 사전에 녹음해 보냈다. 이용수 할머니는 "내게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큰 의미가 있다"며 지난 2015년 시 공유지에 '위안부'를 기억하는 기림비를 세우도록 허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일을 언급했다.

이 할머니는 "기림비를 반대하는 일본 정부의 지지를 받는 역사수정주의자들이 나와서 나와 동료들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지만 시의회가 만장일치로 기림비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우리 피해자들과 역사 정의의 편에 서 주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램지어 교수의 발언은 일본이 아직도 피해자들과 전 세계를 상대로 사죄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라면서 "이 결의안(램지어 논문 규탄 결의안)을 반드시 만장일치로 통과시켜서 일본이 정신차리고 반인륜적 행위를 인정하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올해부터 인권운동가의 마지막 활동으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가서 판결을 받자고 일본과 한국에 촉구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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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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