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노동자, 甲질 없고 월급말곤 불만없다지만…사실일까"

최영규 전북도의원 실태조사 해보니 근무환경-노동인권 인식 등 열악

▲경비근로자 근무일지ⓒ

전북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근무환경과 노동 인식 등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영규 전북도의원(익산4,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열린 전라북도의회 제37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의를 통해 도내 아파트 경비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전북도의 정책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는 2월 9~17일 사이 도내 아파트 경비노동자 220명을 대상으로 현장방문을 통한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응답 결과 경비노동자 연령 평균은 66.4세로 응답자 중 60세 미만은 4%에 불과했고 70세 이상은 22%를 차지해 대부분이 60대로 조사됐다.

근로계약기간은 6개월 미만이 31.3%에 달했고 6개월 ~ 1년 미만이 47.4%, 1년 ~ 2년 미만이 15.4%였고 2년 이상은 5.9%에 불과해 78.7%가 1년 미만 단기 또는 초단기 계약이었다.

휴게공간과 관련해서는 65%가 별도의 휴게공간 없이 경비초소를 휴게공간으로 사용하고 있고 전체의 95%가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의 한 아파트 경비 사무실 내부. ⓒ최영규 전북도의원 제공

이 밖에도 경비실이 없이 관리사무소나 경로당을 같이 사용하는 사례는 물론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하거나 경비실 내 수도이나 화장실 등의 시설이 없어 다른 곳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도 상당수에 달했다.

이들의 업무와 관련해서는 방범 업무는 19%에 불과하고 청소와 분리수거 50%, 주차·택배관리·조경관리 업무가 20%를 차지해 '방범 이외의 과중한 업무 부담(44.2%)'이 가장 힘든 부분으로 조사됐다.

경비노동자는 채용과정에서 경비직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감시‧단속적 근로자’ 혹은 ‘촉탁직 근로자’로 적용받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도 실제로는 경비업무보다는 경비 외 업무에 훨씬 더 많은 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비노동자들은 '갑질문제에 대해서는 드러나는 문제점이 많지 않다'고 응답하고 '월급을 제외하고 근무시간, 휴게시간, 수당 등 근로계약조건이나 근무환경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큰 불만이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영규 의원은 "단기계약직이다보니 재계약 과정에서 불이익이 생길까봐 눈치를 보느라 솔직하게 응답하지 못했고 노동인권 인식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 근로여건 개선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는 것이 아닐지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전북도는 그동안 대책 마련은커녕 근로실태 점검조차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는 서울시, 경기도를 비롯해 충남과 경남 등 자치단체 차원에서 작년과 올 초에 실태조사 또는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과 비교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도내 아파트 가운데 경비원을 두고 있는 경우는 총 851개 단지에 37만7894세대에 이르며 여기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비원 수는 3121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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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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