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면론' 부글부글…"조급함을 절박함으로 혼동"

이낙연 침묵 속 지도부 일각 공개 비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당사자의 반성과 국민적 공감대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정리했으나, 이 대표의 사면론 제안에 대한 공개비판이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어졌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중대한 사안은 더더욱 국민 상식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과 검찰총장의 탄핵,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예시로 들었다.

양 최고위원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정치권에서만 이야기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께서 동의할 수 있을 정도로 논의가 무르익었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급함을 절박함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진정한 국민 통합은 불평등 완화"라며, 이 대표가 사면론을 제안한 이유로 들었던 '국민 통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사면론을 앞세워 국면 전환을 모색했던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이 대표가 "반목과 대결의 진영 정치를 뛰어넘어 국민 통합을 이루는 정치로 발전해가야 한다"며 꺼내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은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강경 지지층의 반발을 산 끝에 '반성 없이 사면 없다'는 원칙으로 물러섰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사면론을 둘러싼 의원들의 찬반론이 이어졌다. 안민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묻지마식의 사면은 동의할 수가 없다"며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와 반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 문제를 거론해 진정성이 훼손됐다"고 부정 평가했다.

안 의원은 "국민 통합을 누구나 바라지만 사과와 반성 없는 사면 복권은 국민이 동의하지 못할 거라고 본다"며 "특히 당원들과의 소통 없이 제기된 사면복권이라 당황스럽다"고 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이 중요한데, 사면론에 대한 당원들의 반발이 아주 상당하다. 집토끼가 달아나게 생겼다"고 덧붙였다.

반면 설 의원은 같은 매체에 출연해 "당내에서는 반대가 많은 건 틀림없는 사실이고 그걸 모를 대표가 아니다"라며 "정확히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충정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떻게 국난을 극복할 것이냐, 여당과 정부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냐. 힘을 합쳐야 할 것 아니냐는 생각에 꽂혔던 것 같다. 틀렸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며 "통합에 집중한 것"이라고 이 대표를 방어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원들이 굉장히 격앙돼 있는데 꼭 그렇게 볼 것이 아니다"라며 "좀 '쿨다운'해서 냉정하게 상황을 봐야 한다. 여당은 국난극복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데 그렇다면 이낙연식 접근도 생각해볼 발상의 전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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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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