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넘어선 트럼프 "美 유권자 42% 트럼프, 최악의 대통령"

트럼프, '선거 사기 특검' 검토 등 여전히 선거 불복..."계엄령 선포는 가짜뉴스"

미국 유권자의 42%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폭스뉴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신은 역사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평가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우리나라의 최악의 대통령 중 한 명"이라는 답변에 42%가 동의했다. "평균 이하의 대통령"이라는 답변에는 10%, "평균 정도의 대통령"은 8%, "평균 이상의 대통령"은 16%, "최고의 대통령 중 한명"이란 답변엔 22%가 동의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제럴드 포드 대통령 이후 대통령들의 업적에 대한 평가를 해왔는데,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36%) 보다 더 열악한 평가라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다만 현재의 극도로 양극화된 미국 정치 상황이 반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최고의 대통령")를 내린 유권자들의 숫자도 상대적으로 많다.

CNN은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역사학자들의 평가와도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역사학자들은 트럼프가 15대 대통령인 제임스 뷰캐넌(1857-1861)과 함께 최악의 대통령 중 하나라고 평가해왔다.

한편, 지난 14일 선거인단 선거 이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대다수 공화당 의원들도 이제 공식적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선거 사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간접 선거로 선거인단 선거(총 538명)에서 과반(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최종 승리하게 된다. 선거인단 선거 결과 바이든이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했다. 2021년 1월 6일 의회에서 이같은 결과를 인준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트럼프 측은 내달 6일 있을 의회 인준까지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뒤집을 궁리를 여전히 하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8일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가 시드니 파월 변호사를 '선거 사기' 특검으로 임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월 변호사는 베네수엘라가 개표기를 조작해 선거부정을 저질렀다는 등 근거 없는 '음모론'을 주장하다가 트럼프 측에서도 "트럼프 법률팀이 아니다"라며 팽당한 인사다. 미국에서 특검 임명 권한은 법무장관에게 있는데, 트럼프는 '선거 부정'과 관련해 "대규모 선거 부정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힌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 전 법무장관의 후임은 리처드 도노휴가 법무부 부장관 대행을 맡기로 했다.

또 트럼프가 사면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뉴스맥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만 내리면 전국의 모든 투표기를 압수할 수 있다"며 "경합주에서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고, 각 주에서 선거를 다시 실시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미국에서 역사를 통해 64번이나 계엄령이 선포됐다"며 군부 아래 재선을 실시한 전례가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플린의 주장에 대해 '계엄령 선포'로 해석해 언론들이 보도를 하자 트럼프는 20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계엄령=가짜뉴스, 또 고의인 나쁜 보도"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끝까지 '선거 사기'를 주장하기로 결심을 굳힌 트럼프는 당초 바이든 취임식이 있는 1월 20일 2024년 대선 재도전을 발표하는 행사를 별도로 가지는 것을 검토했지만 이런 행사를 당분간 갖기 않기로 했다고 <악시오스>가 20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히는 것이 선거 결과를 수용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재선 출마를 선언하면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각종 금융상황을 신고해야하는 점도 트럼프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이 보도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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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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