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대재해법 처리한다…쟁점 사항은 상임위에 일임"

이낙연 "조정이 필요하면 지도부 역할 하겠다"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의원총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 처리에 뜻을 모았다며 입법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며 당 정책위원회와 소관 상임위원회에 관련 논의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법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우리가 입법적인 의지를 보일 때는 됐다고 생각한다"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의지를 당부했다. 이어 "중대한 조정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지도부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워낙 중대한 법이고 내용 또한 관련 분야가 많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서 만들어야 하지만 또 동시에 늦어져서는 안 되는 절박함도 우리가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당론으로 지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법 하나하나에 대해 당론을 정하는 것은 민주적이지 않다"며 "오늘은 문제가 무엇이고 또 그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과 스펙트럼이 어디까지인지 서로 파악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택트 정책의총에 참석하던 중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배진교 의원으로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호소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의총을 마친 뒤,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중대재해법 제정 취지와 당위성에 대해 모든 의원들이 공감했다"면서도 "법령상 구체적 내용과 관련해선 앞으로 정책위와 상임위 논의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쟁점 사안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기 보다 의원들 전반의 의견을 청취한 데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백 의원은 '쟁점이 좁혀졌냐'는 질문에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최종 논의는 상임위에 맡기겠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답했다.

백 의원은 중대재해법 논의의 핵심쟁점인 '50인 미만 사업장 4년 유예'에 대해 "그다지 많은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중인 정의당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의 중대재해 발생률이 80%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에서 제외하면 법이 실효성을 상실한다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 의원은 "인과관계 추정 조항 등에 대해선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고, 절충적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공무원 처벌 조항과 관련해서도 (법 적용) 범위가 너무 넓어 행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인과관계 추정, 공무원 처벌 조항과 관련해 박주민 의원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대신 박범계 의원이 관련 조항을 삭제한 수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반쪽짜리 개혁안이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재 사망사고가 났을 때 사업주나 원청 업체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해도 과거 전례 등을 근거로 '추정'을 통해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했는데, 수정안은 명확성의 원칙을 강조하며 이 조항을 삭제했다.

관련 공무원 처벌 수위도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상 3억 원 이하의 벌금(박주민 의원 법안)'이 '7년 이하의 금고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박범계 의원 법안)'으로 완화됐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 중 상임위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은 재확인했다. 백 의원은 "일단 회기 중 (법안을) 처리하자는 데 공감대는 이뤘다"면서 "원내대표가 적극적으로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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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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