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학 고문 "마스크 효과 없다"...트위터 삭제 당해

애틀러스 고문, 집단면역 주장하기도...파우치 "말도 안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학 고문이 트위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당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새 의학 고문인 스콧 애틀러스는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마스크가 코로나 확산 방지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미국 경제연구소의 글을 링크하면서 "마스크가 효과 있다고? 아니다(Masks work? NO!)"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의 '느슨한 마스크 가이드라인'을 칭찬하면서 "다른 사람과 가까이 있을 때, 특히 위험 부담이 클 때는 마스크를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는 그의 트윗이 코로나19 허위 정보 규정을 위반했다며 삭제했다.

애틀러스의 이같은 주장은 코로나19 정책을 총괄하는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지침과 정반대 입장이다. CDC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이들에게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 3월부터 공개적으로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며 병원, 공장 방문 등 꼭 필요한 경우에만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월터리드 군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5일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직후에도 일부러 마스크를 벗는 모습을 연출해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15일 NBC 타운홀 토론회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의 85%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거짓 주장을 하기도 했다.

애틀러스 '집단면역(Herd Immunity)' 주장...WHO "집단면역은 비윤리적"

<폭스뉴스>의 의학자문으로 활동하다 트럼프의 눈에 들어 백악관 의학 고문으로 발탁된 애틀러스는 감염병과는 거리가 먼 신경방사선학자라고 한다. 하지만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 기존 TF내 전문가들이 트럼프와 '갈등'으로 반강제적으로 TF 활동에서 멀어지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스웨덴에서 시험했던 코로나19 집단면역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8월 애틀러스와 엘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집단면역론을 지지해온 의학계 인사들과 회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트럼프가 오는 11월 3일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이런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집단면역은 집단 내 구성원의 대다수가 바이러스에 노출돼 면역이 생겨 감염병이 전파되기 어려워진 상태를 말한다. 보통 인구의 60% 이상이 바이러스에 노출돼 항체가 생기면 집단면역이 성공한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신종 바이러스로 관련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집단면역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정책이다. 실제로 집단면역을 시험한 스웨덴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코로나19 사망자가 5만 명이 넘게 발생하면서 150년 대기근 이후 최다 사망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스웨덴이 이런 전략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민주주의 국가로 기본적인 의료, 복지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국민들의 인식 수준도 높기 때문에 가능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집단면역 논의에 대해 "비윤리적"이라는 입장이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화상으로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공중 보건 역사상 집단 면역이 전략으로 사용된 적은 없었다"며 "집단면역은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개념으로, 백신 접종 인구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사람들을 특정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지, 바이러스에 노출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위험한 바이러스를 자유롭게 뛰게 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며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도 15일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집단면역을 하면) 병에 걸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질 것"이라며 "말도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애틀러스 의학고문이 지난 9월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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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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