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는 두되 움직임을 멈추지 맙시다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확찐자' 되지 않으려면? 집에서도 운동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장기화는 감염이 되지 않은 사람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만성화된 스트레스 반응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고 불안하게 만듭니다. 각종 시설의 운영중단으로 운동을 못하게 된 사람들의 건강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린아이들이나 청년들은 영향을 덜 받지만,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운동부족은 건강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극단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사람을 먹고 자고 배설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계속 눕혀만 두면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 잠은 오지 않고 자꾸 불안하고 우울해진다.

- 복잡한 생각은 하기 싫어지고, 인지능력이 저하된다.

- 시력과 청력 그리고 미각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 심장은 작아지고, 뛰는 횟수도 줄어든다.

- 림프순환이 저하되면서 면역기능도 저하되고, 혈전이 잘 생긴다,

-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변비가 생긴다.

-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결석의 발생위험이 증가한다.

- 성욕이 떨어진다.

- 근육이 줄어들고 뼈와 인대가 약해진다.

- 각종 염증들이 잘 발생한다.

사태 초기, 불안은 했지만 여유가 있었던 시기에 '확진자'를 패러디해서 '확찐자'란 단어가 유행했습니다. 지금은 불안과 분노 속에 설 자리를 잃은 이 확찐자는 체중의 증가 외에도 위와 같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담겨 있습니다.

줄어든 신체활동과 만성적인 스트레스 반응이 원인이라고 생각되면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을 권합니다. 움직임은 동물의 건강에 필요한 요소이자 건강하다는 표시이기 때문이지요.

그럼 많은 환자들은 "이런 시국에 어떻게 운동을 해요?"라고 답합니다.

'아~ 언제부터 운동이 특정시설에 가거나 특별한 도구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환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집안에서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을 하세요. 이제 장마도 끝났으니, 마스크를 끼고라도 좋으니 탁 트인 공간에 나가서 햇볕도 좀 쬐고 걸으세요. 걸으면서 숨도 크게 쉬고, 하늘도 좀 바라보세요. 밀폐된 곳에 밀집하게 모여서 밀접한 접촉을 하는 것이 위험하지, 바람과 햇볕이 해를 끼치지는 않아요."

치료를 받으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과 귀를 떼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는 너튜브에 나오는 홈트레이닝 영상을 보면서 하루 20~30분이라도 운동을 할 것을 권합니다. 마냥 늘어져 있으면 몸은 물론, 정신까지 둔해지기 마련이니까요. 이렇게 되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고 기사 제목 하나에 일희일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도 실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절반 이하입니다. 편한 게 좋다는 강력한 코드가 우리에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수강권을 끊어야 돈이 아까워서 운동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닙니다. 댓글을 달며 분노하는 것은 쉽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내 한 몸 일으켜서 움직이는 것은 참으로 번거롭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심리는 힘들면 집에서 앉아서, 혹은 누워서 피로를 풀라는 제품들로 이어집니다. 나는 가만히 있으면 되고 알아서 다 해준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하지만 편안함에 길들여진 몸은 단지 '확찐자'에 머무르지 않고 점점 그 기능을 잃어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은 온갖 문명의 이기로 고상한 척 살고 있지만 두발로 걷는 동물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우리의 모든 기능은 서서 움직일 수 있을 때 제대로 작동합니다. 앉거나 누워서 쉬는 것은 더 잘 움직이기 위해서지 그 편한 맛에 길들여져서는 안됩니다.

가혹한 시절이지만, 그럴수록 유머와 여유를 잃지 말아야겠습니다. 어쩌면 그것이야 말로 다른 동물들과 인간을 구분해 주는 것일 테니까요. 그리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몸을 움직이는데 인색하지 맙시다. 이 시절이 지난 후에 뱃살을 얻고 건강을 잃었다면 많이 우울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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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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