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저격수' 박지원, 청문대에 선 날 '수비' 실력은?

'청문회 저격수' 박지원, 학력위조·정치자금 의혹 '수비'

이른바 '청문회 저격수'로 불리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인사청문회 검증대에 올랐다. 학력위조 의혹과 친구이자 후원자로부터 빌린 5000만원에 대한 정치자금 의혹을 둘러싸고 야당과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학력위조 의혹에 대해서는 "대학에 물어보라"고 응수했고, 동아일렉콤 대표 이건수 씨로부터 2015년 5000만원을 빌린 뒤 5년간 원금과 이자를 갚지 않아 야당이 고액 후원 및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제기하자 "갚든 안 갚든 저와 제 친구 사이의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후보자의 학력 위조는 '권력형'이라는 말이 붙는다"며 "후보자는 2000년 권력의 실세였을 때 어두운 과거를 은폐하기 위해 단국대를 겁박해서 학력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2년제 광주교대를 졸업한 박 후보자가 단국대에 편입학하면서 4년제 조선대를 졸업한 것처럼 학적부를 위조한 의혹이 있으므로 단국대 성적표 원본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저는 (성적표 제출을)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학 측에 말했다. 제가 공부를 잘 한 것도 아니고 3년 4년 재수해서 대학을 갔는데 제 성적을 공개할 의무가 없고 학교도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공개하지 않는 법적 제도가 있기에 저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자료 요구를 거부했다.

하 의원은 "성적을 가리고 제출하는 것에 동의하면 제출하겠다고 해서 그것만 기다리고 있는데 그것까지 거부하면 학력을 위조한 것이 사실이 된다"고 맞섰지만, 박 후보자는 "하등의 하자가 없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재차 거부했다.

하 의원은 또 "(대학교 졸업 요건인) 160학점 중에 72학점이 빈다. 졸업 자격이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박 후보자는 "단국대에서 학점을 인정하고 졸업을 하라고 하니까 했다. 학점이 안 되니까 졸업하지 말라고 했으면 안 했다"며 "하 의원도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학위증을 주니 나왔지, 본인이 확인하지는 않았지 않느냐. 그런 의혹을 나한테 묻지 말고 단국대서 물어봐라"고 받아쳤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열린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프레시안(최형락)

통합당은 동아일렉콤 대표 이 씨로부터 2015년 5000만원을 빌린 뒤 5년간 원금과 이자를 갚지 않은 것을 두고 고액 후원 및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가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제가 개인적으로 5000만원을 빌렸고, 재산신고도 했다"며 "내가 갚든 안 갚든 나와 내 친구사이의 문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당대회에 쓸 일이 있어서 (이 씨에게) 현금으로 빌렸고, 당시 국회 농협에서도 1억원을 빌렸다"고 말하고, '돈 빌리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현역 의원은 1억원은 (은행에서 빌리기가) 쉽고, 막역한 친구 관계에서는 오히려 더 쉬워 그 친구는 지금도 빌려달라면 빌려준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에 대한 야권의 우려에 대해서는 "정치의 '정'자도 꺼내지 않고 국정원 본연 업무와 개혁에 매진하겠다"며 "정치인 박지원은 지우고 엄격한 국가 공무원으로 다시 태어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지금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와 서훈 전 원장이 완전히 국내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는 어떠한 방법도 남겨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업무 방향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며 "전임 국정원장의 국내 정보 수집 업무 폐지 등의 조치가 되돌려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국정원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불행한 역사에 대한 국정원 개입이 있었다든지, 자료가 있다고 하면 꼭 공개한다고 약속드리겠다"며 "제가 5.18과 특별한 관계도 있고 기록물·문건 등을 의정 활동할 때 모두 공개한 바 있다"고 자료 공개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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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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