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로저 스톤, 사면 요구하며 트럼프 협박했을 것"

"트럼프, 2016년 대선 불법 덮으려 무리한 사면"...트럼프, 스톤 벌금도 깎아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근 논란이 뜨거운 로저 스톤 사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하 직함 생략)은 14일(현지시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트레버 노아의 데일리 쇼>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40년 지기'이자 비선 참모인 로저 스톤을 감형한 것에 대해 "대통령 사면권은 사적으로 유용하는 것을 못 하도록 하고 있다"며 "법치주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명백히 비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스톤을 사면한 이유에 대해 "스톤이 트럼프를 협박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톤은 언론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실형 선고와 관련해 "감옥에 가고 싶지 않다", "나는 할 말이 더 많다"는 등 억울함을 토로했으며, 이는 사실상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이라고 클린턴은 해석했다. 스톤은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으며 트럼프 캠프의 주요 인사가 이 과정에 연루됐다는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3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14일 감옥에 수감될 예정이었다. 트럼프는 10일 밤 스톤에 대한 사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승리가 얼마나 불법적이었는지, 외국의 도움을 구하는 것에 그가 어떻게 관여했는지, 그 과정에서 스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은폐하고 싶었다"며 "그가 실제로 2016년 선거를 이긴 방식의 원죄와 관련해 스톤은 이 모든 일의 한 가운데에 있고, 그래서 트럼프는 사면을 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의혹을 완전히 덮으려면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몰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선 '공작 정치의 달인'인 스톤의 역할이 중요하다. 스톤은 13일 <악스오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재선을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인터뷰 장면 ⓒ 유튜브 화면 갈무리

스톤 사면, 탄핵 사유도 될 수 있어...트럼프, 스톤 벌금까지 모두 면해줘

한편, 트럼프의 스톤 사면이 법이 허용하는 사면권을 넘어선 것이라는 비판도 계속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하원의장의 법률고문을 지낸 스탠리 브랜드 변호사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부정한 사리 사욕에 의해 승인된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 대상이 되는 불법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대선을 불과 4개월도 채 안 남긴 상태에서 탄핵이 추진되기는 어렵지만 대통령의 권력 남용으로 볼 소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트럼프는 스톤에게 실형을 면하게 해줬을 뿐 아니라 보호감독기간, 벌금 등도 모두 면해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더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에이미 버먼 잭슨 판사는 지난 2월 스톤에게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저지른 의회 위증과 증인 매수 등 7개 혐의에 대해 징역 40개월을 선고했다. 또 2만 달러의 벌금형과 함께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후에도 2년간 보호관찰소의 감독을 받도록 했다.

잭슨 판사의 명령으로 스톤이 14일 법원에 제출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트럼프는 "나는 스톤에게 부과된 징역형의 전부가 즉시 만료되도록 감형한다"며 "2년간 보호관찰 모두도 감형하고, 마지막으로 2만달러의 벌금을 감면한다"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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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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