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휩쓴 인종주의와 차별의 팬데믹 "플로이드 죽인 건 바로 이것"

조지 플로이드 추도식 열려...6살난 딸 "우리 아빠가 세상을 바꿨어요!"

"우리는 악과 타협할 수 없다. 우리는 불의와 타협할 수 없다.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 때문에 고문과 타협할 수 없다. 우리는 그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만 한다...나는 기록상 분명히 하고 싶다. 그를 살해한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아니었다. 이곳 미국에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것은 또 다른 팬데믹이었다. 조지 플로이드를 죽인 인종주의와 차별의 팬데믹이 바로 그것이다." (플로이드 유족 변호사 벤저민 크럼프)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해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추도식이 4일 그가 숨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노스센트럴대학교(NCU)에서 열렸다.

시민단체 '내셔널액션네트워크' 주최로 이날 오후 1시께(현지시간) 열린 추도식에는 유족들과 시민, 정치인 인권운동가 등이 참석했으며 TV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추도식에는 흑인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세,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인 에이미 클로버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 등이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플로이드 추도식 ⓒ NBC 화면 갈무리

이날 추도식에서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이제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으로 일어나 '우리의 목에서 너희들의 무릎을 떼라'라고 말해야 한다"며 "미국은 흑인들에게 결코 위대한 나라가 아니었다"고 인종차별에 대해 규탄했다. 그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인종차별 항의시위와 관련해 "우리는 처음으로 미국을 모두에게 위대한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이드의 형과 동생 등 유족들은 "우리는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원하며, 그는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를 무릎으로 눌러 살해한 데릭 쇼빈은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며, 현장에 같이 출동했던 경찰들도 살인에 동조한 혐의로 사법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플로이드 추도식 ⓒNBC 화면 갈무리

이날 미니애폴리스를 시작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퍼드(6일), 텍사스주 휴스턴(8일), 휴스턴 비공개 장례식(9일) 등 플로이드를 추도하는 행사가 이어진다. 이날도 뉴욕, 워싱턴 DC, 로스앤젤러스, 필라델피아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졌고, 대다수가 그가 목이 짓눌렸던 8분46초간 무릎을 꿇는 추모 퍼포먼스, 연좌 시위, 행진 등 평화롭게 진행됐다. 유족들도 이날 평화 시위를 당부했다.

▲ 경찰이 이날 추도식장에 플로이드의 관이 도착하자 무릎을 꿇고 애도를 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플로이드 추모 집회.ⓒAP=연합뉴스
▲4일 미국 전역에서 열린 집회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사진은 워싱턴 DC 집회 장면. ⓒAP=연합뉴스

한편, 유족 중 여섯살 난 딸 지애나가 플로이드의 친구이자 전 NBA 선수인 스티븐 잭슨의 어깨 위에 목마를 탄 채 "아빠가 세상을 바꿨어요!"라고 외치는 영상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휴스턴에서 부인, 딸과 함께 살던 플로이드는 일자리 때문에 미니애폴리스로 혼자 이주해 지내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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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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