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한국, 더이상 미중 사이 선택 강요받는 나라 아니다"

미국의 G7 확대 초청에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세계 질서에 참여할 초대장"

이수혁 주미대사가 3일(현지시간) 오전 신종 코라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심화된 미국과 중국간 갈등에 대해 "일각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지난 2월 26일 간담회 이후 석달 만이다.

이 대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모범적인 코로나 대응은 변화하는 미국과 중국 간 역학구도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19 사태의 새로운 국제 질서 향배에 있어 미·중 간 경쟁이 큰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됨은 자명하다"며 "우리 스스로 양국택일의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과거 자기예언적 프레임에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가둘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민주주의, 시민참여, 인권, 개방성을 토대로 사안마다 국익에 맞는 판단을 내리는 가운데 지혜롭게 풀어간다면 여러 주요 국제 현안과 우리의 가장 큰 관심 사안에 있어 우리의 외교적 활동공간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한미정상 간 통화에서 주요 7개국(G7) 확대개편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 "세계질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만일 주요 11개국(G11) 내지 주요 12개국(G12)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구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하고 관리해나감에 있어 참여할 수 있는 초대장을 얻은 것과도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사는 "일각에서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내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거나 방위비 문제로 한미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꼭 사실관계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양국은 방위비, 한반도 문제에서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으며 특히 북핵,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간에 의미를 논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남북 협력 사업으로 추진하는 남북 철도 연결 문제에 대해 미국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정부분 긍정적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간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이해하고 그 타당성에 대해 동의를 하는 국면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현재 미국 사회의 가장 큰 현안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시위와 관련해 대사관 측에서도 비상대책반을 설치하는 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미대사관은 3일 오전 9시 현재(한국시간) 미 전역에서 99개의 한인 상점이 재산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가 접수됐으며, 아직까지 인명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수혁 주미대사(자료사진) ⓒ프레시안(전홍기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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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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