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자치는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김주원 박사의 '마을자치에 학과 습을 이야기하다'] ㉞지속가능한 성장은 마을자치를 통해 가능하다 

‘2020년도 강원도 농촌사랑 농도상생포럼마을’ 오리엔테이션을 지난 27일 개최했다. 올해부터는 6개 마을에 집중하기로 했다. 년단위가 아니라 3년정도 5개마을을 집중적으로 캐어하여 마을자치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로 했다.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는 마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마을회원, 전문가회원, 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연대하여 활동할 계획이다.

▲‘2020년도 강원도 농촌사랑 농도상생포럼마을’ 오리엔테이션 27일 개최.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0년도 강원도 농촌사랑 농도상생포럼마을’ 오리엔테이션 27일 개최.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농촌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그렇지만 저출산 고령화로 농촌은 소멸위기 속에 있다. 전세계적인 문제다. 과학기술발달로 전세계가 지구공동체로 발전해 왔다.

그 과정에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분야가 농촌과 농업이다. 그 이유로는 다국적 농업관련 회사들이 전세계 식량유통 체계의 통제를 강화되면서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 그로벌 회사들은 “종자에서 식탁까지”라는 슬로건으로 전세계시장을 통합해왔다.

종자 산업에서부터 농식품까지 통합적으로 경영하는 그로벌 회사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착취구조가 더 강화됐다. 식량은 선물로 월스트리트 뉴욕주식시장에서 거래된다. 그 과정에서 농산물유통이 전세계적으로 통합되어 농촌과 농업은 더 큰 타격을 받아 왔다.

그렇다면 왜 식량이 문제가 되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역사적으로 자본주의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이전에는 식량의 생산지와 소비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얼마나 생산되어 얼마나 소비되는가는 지역단위로 자급자족형태로 이루어졌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전세계가 통합되면서 식량유통은 다국적 기업의 손으로 넘어갔다. 생산지와 소비지는 더욱 불균형해졌다. 운송비라는 변수가 추가되었다. 자급자족이 아니라 상품화로 변질되어 갔다.

식량은 전세계 시장통합으로 비인간적 수단으로 분배되게 되었다. 식량공급유통 체계가 식품산업으로 통합발전하면서 착취구조가 더 심해졌다.

이 와중에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전세계 식량공급체계가 붕괴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인도산 농산물의 수입이 80%이상 줄었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농산물 소비가 줄어 냉장 컨테이너가 포화상태라고 한다.

식료품은 제때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상해서 버릴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소비가 줄어 물량은 넘치는데 수출제한이나 지역봉쇄로 전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무역 장벽을 철폐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에 투자하여 식량공급체계를 개선하여야 한다. 전체계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농촌 농업에 지속가능한 성장은 중요한 키워드다. 1900년도부터 2100년까지 2세기동안 세계가 성장하는 12가지 시나리오를 관련 통계를 입력하여 시뮬레이션한 결과가 1972년에 발표되었다.

성장의 한계란 보고서다. 지속가능연구의 고전이다. 1972년 로마클럽요청으로 진행된 인류의 위기에 관한 프로젝트였다. 50여년전의 예측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면서 책의 명성이 더 높아졌다. 여기서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잇는 제3의 혁명은 지속가능한 혁명이라고 했다.

급증한 인구와 부족한 자원을 해결한 두 혁명뒤 지속가능한 혁명을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혁명은 시스템의 변화이며 이를 위해서는 적절하고 정확한 정보,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혁신이 필요하다. 마을에서 자치가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는 마을에서 자치는 실현가능한 대안을 스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마을자치를 통해 가능하다.

성장의 한계 책에서 제시했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5가지를 제시했다. 지속가능한 마을자치를 위해서도 스케일은 다르더라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수단이다.

우리가 해야 할 마을주민들의 말로 다시 정리한다면, 이웃과 함께 꿈꾸기, 네트워크만들기, 진실 말하기, 배우기, 사랑하기 등이다. 지금까지 마을 현장포럼에서 강조되었던 말들이다.

마을이 마을자치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들은 다음 다섯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꿈꾸기는 이웃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데 중요한 시작점이다. 마을이 가지고 있는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함께 생활속에서 함께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동기부여는 꿈을 꾸는데서 시작된다. 함께 살면서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 함께하는 그 꿈을 아로새기지 않는 한 절대로 완전하게 실현될 수 없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그 꿈이 자라나야 한다.

두 번째로 네트워크 만들기다. 네트워크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네트워크의 가장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인식시켜주는 것이다. 제대로 된 네트워크라면 우리 각자가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리가 깨달은 것을 남에게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주기적인 모임, 구성원의 역할과 분담, 투명한 운영, 리더선출, 규정까지 만들어지면 확장된 마을자치가 시작되게 된다.

세번째로는 마을 일에 진실성이 지켜져야 한다. 진실을 말해야 한다. 리더는 투명한 운영을 통해 이를 지켜나가야 한다. 거짓은 정보의 흐름을 왜곡한다. 협력을 이끌어낼 수 없다.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의 확장이 어렵다.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정보의 흐름이 거짓 때문에 오염된다면 마을자치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시스템 이론의 가장 중요한 교의 가운데 하나는 정보가 왜곡되거나 지연되거나 고립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네 번째로 마을자치를 더 잘하기 위해 학습해야 한다. 학습공동체가 만들어져야 한다. 배우기는 열정과 용기를 갖고 새로운 길을 탐색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또 다른 길을 찾아나설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는 것이다. 누군가 목표에 좀 더 빨리 가는 길을 찾았다면 기꺼이 그 길로 갈아탈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마을주민들의 열정 속에 현장의 지혜를 만들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성원들 서로 사랑하기는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실천행위다.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개인주의와 근시안적 사고는 우리가 보기에 오늘날 사회체계의 가장 큰 문제이다. 지속 불가능한 성장의 가장 뿌리 깊은 원인이다. 이 문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랑과 동정을 마을자치속에 제도화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이런 도구를 잘 활용하면 지속 가능한 혁신은 마을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마침내 대다수 사람에게 더 좋은 세상을 가져다줄 수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 사회는 성장의 한계에서 경고한 사실이 분명한데도 여전히 성장지상주의, 성장중독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통제되지 않은 성장지상주의가 많은 파국을 불러왔음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많았다.

이번 코로나 19도 인간의 탐욕과 자만이 어쩌면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마을자치에서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것은 중요하다. 이웃과 함께 미래를 꿈꾸고 이상을 실천하려는 인간의 마인드셋(지식과 감정이 종합된 사고의 패러다임)은 마을자치를 이루어가는데 결정적 요소다.

마을자치는 생활 속에서 대면적 관계로 이루어진다. 기계가 아닌 인간은 늘 욕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강렬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말 그대로 원력(願力)이다.

정부가 새롭게 코로나19 이후 정책대응의 큰 방향이 그린 뉴딜이다. 그린 뉴딜은 지난해 초 미국에서 정치신인이 주장한 내용이다. 문대통령이 최근 이를 발표하면서 우리사회의 주류 담론이 되고 있다.

뉴딜은 무엇인가? 새로운 정책이다. 그런데 딜이라는 의미는 정책외에 분배하다 몫이라는 의미도 있다. 새롭게 분배한다는 뜻에서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체계를 다시 짜는 것이다.

그것이 루스벨트(미국 32대 대통령, Franklin Delono Roosevelt)가 1929년 대공황이후 채택한 뉴딜의 근본정신이다. 그린 뉴딜은 공정한 분배,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그린뉴딜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가 참여하고 환경부가 정책을 취합 중이라고 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빠졌나 보다. 그린 뉴딜을 한다면서 농촌농업은 찬밥신세다. 정책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농촌 농업없이 지속가능한 성장,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마을 현장에서 올해 선정된 6개마을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의 답을 다시 만들어 보고자 한다. 한해 노력으로 안되는 것이 마을자치다. 2년 3년차까지 마을간 연대, 전문가들의 집단노력, 공공기관의 역할 확장, 언론기관의 홍보를 통해 사회적 연대로 마을자치 성공모델을 농촌마을에서 올해도 더 많이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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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강원취재본부 전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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