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오바마

오바마도 트럼프 비판 "코로나 책임 없는 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판한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선거 전략이다. 대중들의 관심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이로 인한 경제 불황과 같은 현안에서 멀어지게 하고 기존의 정치적 갈등에 묶어두려는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전적으로 무능한 대통령이었다. 그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정치 범죄"라며 오바마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을 겨냥해 "이 일로 사람들은 감옥에 가야하고 많은 사람들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직후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에서 허위진술 혐의로 기소됐던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론하며 "그들(FBI)은 플린이 나에 대해 거짓말하고 이야기를 꾸며내길 원했다"며 "다른 대통령은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모두 오바마였다. 이것은 모두 바이든이었다. 그 사람들은 부패했다. 그 모든 것이 부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최근 법무부가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기소를 철회한 일을 계기로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오바마 게이트'라고 주장하며 연일 '오마바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오바마도 코로나19 대응 관련 트럼프 비판

오바마도 이같은 공세에 맞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의 대응에 대해 비판했다. 오바마는 지난 16일 78개 흑인대학 연합체(HBCU) 소속 2만7000여명의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 축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의 리더십 부족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팬데믹을 통해 책임을 가진 수많은 사람이 자기 할 일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그들은 심지어 책임이 없는 척을 한다"고 주장했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최근 인종차별 문제로 떠오른 아머드 알버리 사건을 거론하기도 했다. 25세 흑인 청년인 알버리는 지난 2월 조지아주에서 조깅하다 공사장 도둑으로 오인받아 백인 부자(父子)에게 총을 맞아 숨졌다. 사건 직후 조지아주 검찰은 '시민 체포권'(시민도 범죄자를 잡을 수 있다)을 적용해 백인 부자를 풀어줬다. 하지만 최근 알버리 사망 당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사건 발생 74일 만에 백인 부자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

오바마는 "불평등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며 "코로나19 사태는 흑인사회가 역사적으로 이 나라에서 겪고 있는 근본적인 불평등과 추가적인 부담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상이 좋아지는 것은 여러분에게 달렸다"며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는 우리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때에 한해 작동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오바마는 자신의 참모진들에게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총체적 혼란과 재앙"이라고 비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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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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