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진자 100만 명 넘긴 날, 트럼프 "이제 안정화 국면"

"살균제 사고, 내가 왜 책임져야 하나"...다시 마이크 잡은 트럼프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7일(현지시간) 오후 100만 명(100만8043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 21일 워싱턴 주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석달여 만이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302만7967명으로 전 세계 확진자 3명 중 1명이 미국인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같은 시간 5만65649명으로 치명률은 5.6%를 기록했다.

트럼프 "살균제 주입 사고, 책임질 생각 없다"

한편 지난 23일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자"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한 뒤 이틀 동안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을 취소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백악관은 오후 5시로 브리핑을 예고했다가 취소한다고 통보했다가 다시 열겠다고 밝히는 등 브리핑 여부를 놓고 '오락가락' 했다. 브리핑을 하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살균제 발언' 등과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을 우려하는 참모진들 사이에 밀고 당기기를 벌이다가 결국 트럼프 대통령 뜻대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은 브리핑이 아니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데보라 빅스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 등과 함께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살균제 발언의 후폭풍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 기자가 대통령 발언 이후 메릴랜드 주 응급당국에 살균제 신고 전화가 쇄도한다며 이런 파장을 예상했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조차 상상할 수가 없다"며 자신의 발언은 "가짜뉴스 기자들을 풍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관련 발언 이후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에도 거듭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해 "아주 진중한 조사에 들어갔다"며 "우리는 중국에 대해 달갑지 않고, 이 모든 상황이 즐겁지 않다. 우리는 진원지에서 멈춰질 수 있는 일이었다고 믿는다. 전 세계로 확산될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는 11월 대선을 연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선거 날짜를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자신의 캠페인 문구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날 미국에서 확진자 숫자가 100만 명이 넘어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 사례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고 있으며 미국 전역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자리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허기짐"이 있다며 "우리 경제의 건강함을 보장하는 일은 우리 국가의 건강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경제 활동 재개를 독려하는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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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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