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블상 받은 기자" "햄버거" 오타 트윗 논란

"살균제 주사" 발언 역풍 후 '나 홀로 언론과 전쟁'..."난 역사상 제일 일 많이 하는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로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자"는 실언을 한 이후 연일 언론을 향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노블상(Noble Prize)', '햄베거(Hamberger)' 등 오타를 내기도 해 또다시 언론과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햄버거(Hamburger)'는 오타를 수정했지만, '노블상'이 '노벨상(Nobel Prize)' 오타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살균제를 주사하자"는 발언이 기자들을 풍자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해명과 동일하게 '풍자적 표현'이었다고 트위터를 통해 해명했다.

트럼프 '노블상' 오타 논란 일자 "풍자였다"고 해명...퓰리쳐상과 노벨상 혼동?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완전히 틀린 것으로 드러난 러시아에 관한 기사로 '노블상'을 받은 모든 기자는 언제가 돼야 그들의 소중한 '노블상'을 진실한 기자들과 언론인들에게 돌려줄 것인가"라며 "나는 매우 종합적인 명단을 위원회에 줄 수 있다. '노블위원회'는 언제 그 상의 반환을 요구할 것인가. 빠를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끔찍한 부당함을 바로 잡기 위해 가짜 뉴스 기관을 포함한 관련된 모든 이들에 대한 소송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에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노블상'이라고 오타는 냈다고 지적했다. 이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기자들에게 수여하는 상인 퓰리처상과 노벨상을 혼동한 것 같다며, 하지만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관련 기사로 2개 언론 기관이 퓰리처상을 수상했지만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한 기사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오타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로 올린 트윗에서 '오타'가 아니라 '풍자'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기자와 저널리스트에 관한 소위 '노블상(노벨상이 아니라)'의 의미는 이해하는 사람이 없나? 노블은 '훌륭한 개인적 자질이나 높은 도덕적 원칙과 이상을 갖거나 보여주는 것'으로 정의된다. 풍자가 통하기는 하냐?"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블상'이 '노벨상' 오타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풍자였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자신이 새벽부터 낮까지 관저 침실에서 폭스뉴스, CNN, MSNBC 등 각종 뉴스를 시청한 뒤 집무실로 출근한다는 <뉴욕타임스> 기사와 관련해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햄버거' 오타를 내기도 했다.

그는 "나는 종종 집무실에 밤까지 머물며 '내가 화가 나서 햄버거와 다이어트 콜라를 침실에서 먹는다'는 기사를 읽는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항상 망연자실해 한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햄버거 오타는 추후 수정해 바로 잡았다. 해당 기사에는 '햄버거와 다이어트 콜라'가 아니라 '감자튀김과 다이어트 콜라'라고 썼다. 이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브리핑이 끝나면 집무실 밖 사적인 식사 공간에서 또다시 TV를 시청하는데 이때 여러 명의 참모가 합류해 하루를 정리하고 브리핑 결과에 대해 평가한다며 "감자튀김과 다이어트 콜라와 같은 '위안이 되는 음식'이 언제나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저에서 TV 뉴스를 시청하느라 하루 일과의 상당 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의 이 기사에 대해 "나를 알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역사상 가장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안다"며 "나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며, 아마도 첫번째 임기의 3년 반 동안 역사상 그 어느 대통령보다 더 많은 것을 이뤄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해당 기사에 대해 "망해가는 뉴욕타임스", "허위 기사",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삼류 기자에 의해 쓰인 것"이라고 폄훼했다.

이틀째 백악관 브리핑 취소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브리핑에서 코로나 치료를 위해 "살균제를 인체에 주사하는 실험을 해보자"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펼친 뒤 사방에서 공격이 들어오자 지난 2월26일부터 매일 하던 백악관 브리핑을 이틀째 취소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실제로 대통령 말을 믿고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는 사고가 주말새 급증하면서 실제 피해를 보는 국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시에서 실제로 지난 주말 살균제, 표백제 등과 관련된 사고가 30건이나 신고됐다고 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말을 믿고 클로로퀸을 복용한 60대 부부 중 한명은 사망하고 한명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살균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문'을 트위터에 올렸고, 라이솔 제조업체인 레킷벤키저도 "어떤 상황에서도 인체에 주입하거나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안내문을 발표했다. 각 주에서도 불상사를 막기 위해 서둘러 살균제와 표백제 관련 공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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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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