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WHO 자금지원 중단..."실패 책임 물어야"

'중국 편향성' 불만 제기...미국 코로나19 대응 실패 책임 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전격 지시해 파문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은폐하고, 심각하게 잘못 관리한 WHO의 역할을 검토하는 동안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는 임무에 실패했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작년 12월 사람간 전염을 의심하는 신뢰할만한 정보가 있었지만 WHO는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너무나 많은 죽음이 그 실수로 인해 일어났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WHO에 대해 "많은 것이 틀렸고 중국 중심적"이라며 미국의 자금 지원 보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편향' 문제제기에 대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다음날인 8일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 시체 포대를 더 보고 싶냐"고 반박하고 나섰다. 양측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인지 일주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 중단을 전격 지시한 셈이다.

트럼프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응에 공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주도해야 하는 국제기구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 방식의 위협을 가한 것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초 정보기관 등으로부터 코로나19의 심각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매년 독감으로도 2만5000명에서 6만9000명이 죽는다"는 등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다가 초기 대응 실패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 오후 8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1만2320명, 사망자는 2만5989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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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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