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피감기관 돈으로 외유 "죄송"

자유한국당 "검찰에 고발 조치할 것"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예산 지원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논란과 관련,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퇴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원장은 8일 배포한 입장 자료를 통해 "의원 시절 공적인 목적과 이유로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외 출장을 다녀왔으나 그것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출장 후 해당 기관과 관련된 공적인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소신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하였고, 관련 기관에 대해 오해를 살만한 혜택을 준 사실은 없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공직자로서 처신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원장이 "지난 2014년 보좌관을 대동하고 한국거래소(KRX) 예산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고 2015년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지원받아 비서와 유럽 황제 여행을, 같은 해 5월에는 우리은행의 비용으로 중국과 인도를 방문했다"며 "참여연대 출신 갑질 달인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입장 자료에서 "출장 시 보좌관, 비서 동행과 관련해서도 해당 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보좌했기에 수행토록 했으나 그것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스스로에게 더욱 높은 기준과 원칙을 적용하여 금융감독원장으로서의 소임을 성실히 수행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한 사퇴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원장에 대한 임명 철회는 전혀 고려한 바 없다며 김 원장이 받고 있는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서는 본인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당은 김 의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등 공세를 펼쳤다. 김 원내대표는 "이 정도면 (김 원장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보냈어야 한다"며 "김 원장에 대한 추가 제보 사항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함께 지금까지 드러난 사건을 가지고 검찰에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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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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