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를 고발하는 정치 축제가 열린다"

[하승수 칼럼] 11일 광화문광장에서 '민주주의UP! 2017 정치페스티벌' 개최

매년 7월 초 스웨덴의 작은 섬 '고틀란드'에서는 진기한 풍경이 벌어집니다. 스웨덴 전국에서 수만 명이 모여듭니다. 정치박람회 또는 정치페스티벌이라고 부를 수 있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시민단체, 정당들이 좌판을 깔고 '정치를 가운데에 둔 잔치'가 벌어집니다. 수천 개의 세미나가 열리고 다양한 정책들이 논의됩니다. 1968년 시작된 이 행사에는 1983년부터 스웨덴의 모든 정당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정치가 뭐가 좋아서 박람회까지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웨덴 사람들에게 정치는 밥이고 생활입니다. 복지국가 스웨덴을 만든 것은 바로 스웨덴의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투표율도 80%가 넘습니다. 그만큼 정치가 효능감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는? 효능감도 느낄 수 없고, 혐오와 불신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시민들은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작년부터 철저하게 공부하게 됐습니다. 박근혜, 최순실 이런 분들 덕분입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정치가 얼마나 엉망이 될 수 있는지, 특권과 반칙, 부패가 판을 칠 수 있는지를 똑똑히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은 광장을 축제로 만들었습니다.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얘기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촛불1년이 지나면서 다시 마음이 답답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는 다시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바른정당 국회의원 9명이 탈당해서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한다는 소식이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시민들이 바라는 개혁입법들도 국회에서는 통과될 전망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선거제도 개혁, 개헌도 국회에만 맡겨놔서는 아무런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정치권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권자인 시민들이 우리의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시키기 위해 국내에서도 '정치페스티벌'을 열기로 했습니다. 정치난장을 펼치기로 한 것입니다.

11월 11일 광화문광장에서 '민주주의UP! 2017 정치페스티벌'이 열립니다. 2시부터 김제동의 '국민주권 만민공동회'가 열리고, 6시부터 열리는 주권자대회에서는 국회 정치개혁특위, 개헌특위 국회의원들의 발언도 들을 수 있습니다. 심상정, 권미혁 국회의원이 시민들에게 정치개혁, 그리고 국민주도개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의지를 밝힐 것입니다. 청소년, 청년, 여성, 지역 등 다양한 시민사회 주체들의 발언도 이어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정치페스티벌'의 백미는 40여 개에 달하는 부스가 될 것같습니다. 스웨덴의 정치페스티벌처럼 다양한 부스들이 차려질 예정입니다. 토론을 하는 곳도 있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다트판을 돌리는 곳도 있고, 시민들의 마음을 속시원하게 해주는 서명을 받는 곳도 있습니다.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 국민발안제와 같은 직접민주주의 요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국회 특수활동비 횡령건에 대한 고발서명과 같은 캠페인들이 벌어집니다. 특히 홍준표 대표 고발서명은 11월 11일 처음으로 시작되는 서명입니다. 홍준표 대표가 2008~2009년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할 당시에 월 4000~500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수령하여 일부를 생활비로 쓴 건입니다.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런 사실을 시인했지만, 박근혜 정권 시절의 검찰에서는 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습니다. '업무상 횡령'의 공소시효는 10년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처벌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세금도둑 잡아라>는 시민단체가 고발인 모집 서명을 받을 예정입니다.

'정치페스티벌'에는 여성, 환경, 장애인, 동물보호, 먹거리, 주거 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리도 담깁니다. 동물보호를 헌법에 명시하자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목소리, 성평등을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여성단체들의 목소리, 먹거리 안전을 지키고 식량주권을 지켜야 목소리 등등 정치에서 다뤄져야 할 중요한 논의들이 펼쳐집니다.

만18세 이하 선거권, 장애인참정권 보장, 교사.공무원의 정치적 권리 보장처럼 당장 필요한 참정권에 대한 요구들도 펼쳐질 것입니다.

이런 목소리들이야말로 국회에서 받아들여야 할 목소리들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정치페스티벌'을 연다면 국회 안마당에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입니다. 모든 일들이 막혀 있는 곳이 국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회가 여전히 폐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국회안마당 개방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치페스티벌은 부득이하게 광화문에서 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광화문에 모여 확인한 주권자들의 열기는 결국 여의도로 가야 합니다. 국회로 가야 하고, 자유한국당으로 가야 합니다. 모든 개혁을 가로막고 있고, 모든 변화의 열망을 좌절에 빠뜨려온 그곳을 바꾸지 않고서는 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것을 위해 11월 11일 광화문광장에서 모여 축제를 즐기고 결의를 모아봅시다. 촛불의 힘을 다시 모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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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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