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형량, 왜 징역 12년일까?

양형기준상 최대치, '경합범 가중' 적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아울러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에겐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들 피고인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가 직접 발표한 내용이다.

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을 앞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나왔던 예상보다 높은 구형량이다. 예컨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7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서 이 부회장에 대핸 구형량을 "최소 5년 이상"으로 내다봤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형량은 왜 징역 12년인 걸까.

'징역 12년'은 현행 양형기준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최대치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는 횡령 액수가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일 경우 형량을 최소 징역 2년6개월, 최대 징역 8년으로 정하고 있다. 횡령이 뇌물공여보다 형량이 높다.

그런데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이 박 전 대통령 측에게 건넨 뇌물 액수를 433억2800만 원이라고 봤다. 이 가운데 298억2535만 원은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봤다.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에 해당한다. 그런데 기업 지배권 강화 등을 목적으로 삼거나,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엔 최대 형량에 처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이런 경우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한 양형기준을 적용해서, 최대 징역 8년을 구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부회장은 경합범이다.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죄가 여러 가지라는 뜻이다. 이 경우, 경합범 가중이 적용된다. 여러 죄 가운데 형량이 높은 하나를 골라서, 그 형량에 1.5를 곱할 수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의 여러 범죄 혐의 가운데 가장 높은 형량이 적용될 것으로 횡령을 꼽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횡령 혐의에 대해 징역 8년을 구형할 수 있으므로, 여기에 1.5를 곱하면 징역 12년이 된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크게 다섯 가지다.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상 위증 등이다.

이 가운데 횡령을 기준으로 구형량을 계산했으므로, 징역 12년이 됐다. 만약 재산국외도피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국외도피 재산 규모가 50억 원 이상이면,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다만 재산국외도피에 대해선 아직 양형기준이 없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횡령을 기준으로 구형량을 계산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양형기준 적용 범위 안에서 계산 가능한 최대 형량을 구형한 배경은, 이날 발표된 논고에서 잘 드러난다.

"특히 이재용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임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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