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복 대법관 내정자, 위장전입 사실 시인

불법증여 의혹도…"계약서에 실수로 아들 이름 써"

이인복 대법관 내정자가 자신의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 내정자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민주당 이춘석 원을 질문에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지가 달랐던 점을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 2006년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모 대형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자신의 주소지를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서 용인으로 옮겼다.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도 이 내정자는 "부적절한 처신이었던 만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법리적으로 불법이죠"…"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이 "위장전입은 '부적절한 처신'이냐, 아니면 법을 위반한 불법이냐"고 따져 묻자, 이 내정자는 "불법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박 의원은 "법적인 잣대로 봤을 때 '불법'아니냐"고 재차 지적했다. 이 내정자는 잠시 대답을 하지 못하다가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 내정자는 "공직자로서 사실 변명하기 구차하고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저 자신에 대한 시비지심보다는 측은지심이 더 컸던 것 같다"고 했다.

불법증여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 종암동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당시 대학생이었던 아들의 명의로 맺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실수로 아들의 이름을 썼지만, 우리 가족은 그것을 증여라고 생각하지 않고 집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충남 논산 출신으로 대전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이 내정자는 지난 1979년 사시 21회로 법조계에 진출한 뒤 서울민사지법(현 서울중앙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고, 헌법재판소 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춘천지법원장 등을 거쳤다.

대법원은 이달 말 퇴임을 앞둔 김영란 대법관의 후임으로 이 내정자를 임명 제청하면서 "판사가 법정에 한 시간만 더 머물면 사법 불신이 해소될 수 있다는 신념과 함께 탁월한 재판실무 능력으로 형평과 균형감각을 갖춘 재판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올해 상반기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최상위 법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공직자 재산공개에선 4억3500만 원을 신고해 사법부 공개 대상자 129명 가운데 재산 총액으로 최하위권인 12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법원 내부에서는도 상대적으로 개혁적 성향의 인사로 평가되지만, 인사청문 과정에서 위장전입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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