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해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함께 사는 길] 섬갯벌 생태계도 보호하고 주민들 삶의 질도 높이고

신안군에는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바다 위에 흩뿌려져 아름답게 빛나는 1000여 개의 섬, 그리고 이 섬을 둘러쌓고 다양하게 발달된 '섬갯벌'이 있다. 서남해의 섬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려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전남과 충남의 연안 지자체들이 결성한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이하 추진단)은 오는 2019년을 '서남해 갯벌 세계유산 등재의 해'로 정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 가운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세계적으로 '최고 중의 최고'로 인정받을 수도 있는 자기 지역 자연의 독특성과 우월성을 지키기 위한 '보호체계'를 제대로 꾸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진단은 서남해안 섬갯벌이 가진 수직적 경관의 지형지질학적 우수성과 높은 갯벌생태계의 생물종다양성, 생물학적 생산성, 그리고 저어새와 넓적부리도요를 비롯한 다양한 멸종위기 생물과 희귀생물의 기착지이자 서식지로서 가지는 생태적 위상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고 본다. 더구나 서남해 섬갯벌에는 공동작업 균등분배의 어업공동체 전통인 '주비(籌備)'가 보전되고 있을 정도로 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자연의 현명한 이용에 관한 문화적 전통이 유존되고 있다. 이는 세계유산 가운데에서도 자연과 문화 양면의 가치를 가진 복합유산으로서의 등재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서남해 섬갯벌들이 세계유산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자체와 국가 단위에서 갯벌도립공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 습지와 습지보호지역 등의 보호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국토계획법, 건축법, 연안관리법, 공유수면법, 문화재보호법 등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하게 설정된 생태계 및 지역 자연의 보호를 위한 법제도들을 하나의 보호체계로 꾸리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보호체계의 관리를 받는 섬갯벌 지역을 공식적으로 설정하는 일이다.

서남해 섬갯벌 지역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보호체계를 세우는 일은 결국 이곳의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등재 이후는 물론이며, 추진과정을 통해 주민의 삶의 질 향상 및 지역 경제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100대 주요 관광지 중 약 70퍼센트가 세계유산이라는 사실은 그러한 기대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다. 사람이 자연을 지키면 자연이 사람을 지킨다. 섬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켜 섬갯벌이 지역 주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게 만들자.

▲ 압해 동섬일대. ⓒ고경남

▲ 검은머리물새떼. ⓒ고경남

▲ 마도요. ⓒ고경남

▲ 망둥어. ⓒ고경남

▲ 큰뒷부리도요. ⓒ고경남

▲ 지도 남쪽 갯벌 지대. ⓒ고경남

ⓒ고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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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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