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검출될까요?
팩트체크를 통해 한 시민분이 죽 전문점 '본죽'의 플라스틱 포장용기 안전성에 대해 문의해 주셨습니다. 음식을 뜨거운 상태로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해도 되는지, 그리고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어도 안전한 것인지 궁금해하셨습니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내구성이 좋아 음식 용기나 포장재, 페트병 등 일상용품부터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용기 채 그대로 음식을 먹거나, 간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늘면서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인 '본아이에프'는 '본죽 포장용기의 원료물질은 폴리프로필렌(PP)을 사용하고 있다'라는 답변과 함께 안전성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업체는 '전자레인지 가열 시 100도 전후의 온도가 발생한다'며 '해당 용기의 녹는점은 165도 이상으로 제품의 변형 및 기타 유해물질은 용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포장재 플라스틱의 종류는 'PE, PP, PS, PVC, PC' 등 50가지가 넘으며 지금도 새로운 플라스틱이 끊임없이 개발, 판매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원료는 그 자체로도 유해성이 있지만, 제품에 포함된 다양한 종류의 첨가제들이 환경호르몬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비스페놀A와 프탈레이트계의 가소제입니다. 가소제는 단단한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해 원하는 모양의 제품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이 물질들이 서서히 외부로 유출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열, 기름에 약하여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노출했을 때 더 쉽게 유출됩니다. 이때 물질과 함께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이 다량 방출하게 됩니다. 환경호르몬은 섭취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화학물질이 체내에 들어가 정상 호르몬을 방해하고, 인체에 내분비 체계를 교란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높은 농도로 해를 입히는 독성물질과 달리 환경호르몬은 낮은 농도로 장시간에 걸쳐 체내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하는 물질입니다.
전자레인지 이용 가능한 포장 용기로 많이 알려진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은 비스페놀A 검출이 확인되지 않아 환경호르몬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플라스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호르몬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비단 비스페놀A뿐일까요? 아직 환경호르몬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가능성 있는 물질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12년 WHO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적으로 사용되는 800여 종의 화합물이 내분비계에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부는 식품 용기 포장의 재질은 제품 사용과정에서 식품으로 이행될 수 있는 위해우려물질로 보기 때문에 식약처의 식품위생법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 9조에 의해 용기를 제조, 판매 업체는 품질검사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품질검사 항목을 살펴보면 납, 과망산칼륨소비량, 증발잔류물만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해외 여러 나라에는 가소제가 포함된 플라스틱의 사용을 제한하는 법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환경호르몬 관련 유해물질 관리 규제가 없어 소비자가 알아서 주의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먼저 제품 선택 전에 용기와 포장지에 표시된 재질을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안전한 플라스틱 제품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장시간 음식을 보관하거나, 너무 뜨거운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의 보관은 피해야 합니다. 또한,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한 용기라 하더라도 되도록 유리 용기를 사용하고, 여러 번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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