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국회를 어떻게 개혁할 수 있을까?

[기고] 입법권 개혁, 의원소환제 도입 시급하다

진실로 개혁이 필요한 곳은 국회다

도대체 우리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촛불 시민들의 힘에 놀라서 탄핵을 한번 통과시킨 후 '개혁 입법' 하나라도 결실을 보게 했는가? 그저 상대방 탓만 하면서, 상대가 반대한다면서 대선 판 줄서기와 눈치 보기로 시간만 보냈다. 한 마디로 식물국회라 할 수 있는 이 상황으로 오는 데는 여야를 공범으로 봐서 무방하다. 지금 조건이 여러모로 좋은데 굳이 개혁이니 투쟁을 굳이 힘들게 할 필요가 없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매일같이 싸우고 있는 듯 보이는 여야 의원들은 사실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사이가 좋다. 이른바 '적대적 공존'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분권형 개헌, 이것은 쉽게 말하자면 제왕적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국회로 넘겨 의원들끼리 사이좋게 나눠먹기 하자는 것이다. 아마도 현재와 같은 비상시기가 아니라 평상시였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의원들이 이 분권형 개헌에 찬성하고 나섰을 게 틀림없다.

똑똑하고 올곧은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도 여의도 국회의원 배지만 달면 이상하게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여 초록동색 거들먹거리고 변명만 많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언제나 어디서든지 정치공학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SNS에 인기영합적인 멘트나 날리는 것이 최고의 본업으로 되었다. 국회의원은 연예인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같은 당 출신 의원이라도 계파가 다르면 임기 내 단 한 번도 같이 식사를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판 사색당파다.

국회는 왜 유신과 국보위 때 왜곡된 입법권을 정상화하지 않고 있는가?

이리저리 엉클어진 실타래와 같은 오늘의 국회, 과연 어떻게 그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까?

첫째, 국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국회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입법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국회의원들의 입법권은 국회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에 의하여 사실상 무력화되어 있는 상태다. 더구나 이것은 유신과 전두환 국보위에 의하여 이뤄진 대표적인 왜곡 사례로서 국회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고 거수기, 허수아비로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국회의원들은 이를 개선할 아무런 의지도 없다. 입만 열면 유신과 국보위를 비난하는 야당 국회의원도 정작 이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경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이 구태여 '힘든' 입법 활동으로부터 해방되고 대신 온갖 특권만을 누리는 아늑한 편안함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마치 학생이 수업도 듣지 않고 대리출석에 대리 시험까지 치르는 것과 같다. 이는 헌법이 명령하고 국민이 부여한 입법권이라는 본업에 대한 직무유기다. 정확히 말해 우리 국회에 '비선 실세'가 따로 존재하고 있는 형상이다. 최순실 사태에서 명확히 드러났듯이, 이러한 비정상 속에서 정상적인 정치를 기대할 수 없다.

왜곡된 국회 입법권, 반드시 정상화되어야

본래 국회 상임위원회란 당연히 정당 간의 정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다. 우리와 같이 국회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명분으로 하면서 입법 검토보고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 달리 존재하지 않는다.

마땅히 입법 검토보고와 관련한 인원과 과정은 반드시 정당으로 이전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선거 때만 반짝 장이 서는 선거용 조직"일 뿐인, 그리해 단지 '자영업자들의 집합소'로 전락한 우리의 정당들을 진정한 정책 정당으로 발전시켜낼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왜곡된 현재의 입법권이 정상화되는 그 때, 국회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실마리도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행정입법에 의한 입법 하극상은 하루속히 청산되어야

한편 국회에서 아무리 입법을 한들 행정부 관료들의 '행정입법'에 의해 국회 입법 자체가 무력화되는 어이없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는 법률을 제정한 국회의 입법권과 국민 의사를 행정관료들이 불법적으로, 공공연하게 부정하는 것이다. 세월호특별법도 시행령에 의하여 무력화된 바 있다.

하루속히 국회법의 관련 조항을 개정하여 행정입법에 의한 위법적 하극상 현상을 강력하게 청산해야만 한다.

정당명부제 선거제도 개혁으로 정당 독점 구도 깨야

다음으로, 거대 정당의 독점 구조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현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다양한 정당들의 장내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면서 오로지 기존 정당의 기득권을 철저히 보장함으로써 독점적 정당 구도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의가 보다 정확히 반영될 수 있는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도입되어야 하고, 그럼으로써 현재의 정당 독점 구도가 극복되어야 한다.

현재의 정당 독점 구조가 깨져야 비로소 우리 정치도 살 수 있다.

국회의원 소환제 없이 국회다운 국회 없다

마지막 실천과제로는 국회의원 소환제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책임 정치란 자신의 정치 행위 및 성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마치 노동조합이 불신임을 받게 되면 노조 위원장이 퇴진하듯이, 국회의원도 선거구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만 하고, 유권자들이 견딜 수 있는 임계치를 넘게 되면 소환이 가능해져야 한다.

이렇게 국회의원 소환제가 이뤄져야만 국회의원도 진실로 국민을 섬길 줄 알게 된다. 국민이 명령하고 부여한 시대적 임무를 국회가 수행하지 않는다면, 이제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국회가 이렇듯 기득권만을 지키는 데 급급하여 아무런 개혁의 의지도 없이 계속하여 이 땅의 민주주의 진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자처한다면, 국민들이 청와대 다음으로 탄핵할 곳은 바로 국회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