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알박기' 속도전...무슨 까닭에?

정치 일정 고려한 속도전…중국 보복조치 강화될 듯

한미 양국이 6일 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체계 일부를 전격적으로 한반도에 도입했다. 향후 정권이 바뀌더라도 돌이키지 못하도록 '대못 박기'를 했다는 해석이다.

사드가 배치될 성주 골프장의 부지 공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대 등 일부 장비만 먼저 들여온 데에서 '속도전'의 속내는 분명해 보인다.

당초 '올해 말까지 배치'에서 '하반기 배치' 등으로 일정을 앞당겨온 정부는 이날 사드 체계 일부를 전격 전개함으로써 대선 전에 배치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부터 사드 포대의 운용 병력과 장비들이 추가로 속속 반입될 예정이어서 1~2개월 내에 반입 절차를 끝내고 4월께 본격적인 전력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한미 양국의 속내다.

국방부는 부인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이번 한미 연합훈련 때 사드 포대의 실제 작전 운용을 시도할 거란 예상도 나온다.

즉각적으로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한미 양국은 사드 체계가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용이라는 입장이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겸 한미연합사령관은 7일 "주한미군 사드체계 오로지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체계이며 엄격히 방어적인 체계"라며 "사드체계는 한미동맹의 방어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며,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층 미사일 방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방장관과 태평양사령부의 적시적인 사드체계 전개는 주한미군이 증원 전력이나 최신 전력을 요청할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사드 포대를 서둘러 들여온 배경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가속화 되고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 한·미가 사드의 조속한 배치를 위해서 노력한다는 기본 합의가 있었고 그 연장선상에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이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의 중국 사업장에 보복 조치를 본격화하고 있고 '한류 금지령' 등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사드 배치를 밀어붙임으로써 중국과의 안보, 경제적 마찰이 돌이키기 어려운 수순으로 돌입할 거란 관측이다.

국방부는 사드체계 도입을 중국에 통보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이날 오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20분 간 전화통화를 갖고 대북 압박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공조방안을 논의했다.

황 대행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미 양국에 대한 현존하는 직접적 위협으로서 강력한 한미 동맹을 통해 대북 억제력과 대응태세를 강화해 북한의 야욕을 꺾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하고 "미국 정부는 지난번 밝힌 바와 같이 한국의 입장을 100% 지지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통화에서 사드 배치에 관한 구체적 논의가 있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사드 전력화가 본격화 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처럼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앞세워 중국과 안보적, 경제적 갈등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중국의 보복 조치도 보다 강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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