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측 "박근혜, 아직도 잘못을 못 느껴"

헌법재판소 최종 변론 시작...국회 측 탄핵사유 변론 진행

그간 장기간 공방을 거듭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7차 변론이자 최종변론이 27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시작됐다. 국회 측은 약 1시간에 걸쳐 "국민이 승리하였음을 소리 높여 외칠 수 있도록 대통령을 파면해 달라"는 취지로 역사에 남을 최후변론을 펼쳤다.

국회 측 첫 주자로 나선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은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 탄핵은 국민주권 원리를 실현하고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중차대한 의미를 가진다"며 "대의 제도의 맹점을 보완하고 국민을 다시 주인의 자리로 올려주는 수단이 탄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탄핵 심판의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탄핵은 법치주의의 예외 없는 적용을 통해 헌법의 근본원칙을 확인해주는 자리"라며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대통령)의 잘못에 관한 엄중한 추궁을 통해 대한민국이 결코 부끄러운 나라가 아님을 확인해 줄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실망한 국민이 다시 털고 일어서게 해달라"

권 소추위원장은 상식 이하의 발언을 이어온 대통령 측도 비판했다. 그는 "피청구인 측에서 내세운 변명은 이 사건의 본질과 동떨어졌거나 탄핵사유 배척에 현저히 부족했다"며 "그럼에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에 대한 한마디 책임도 언급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음모'를 언급한 피청구인의 모습으로는 사안의 본질을 가릴 수 없으며,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 위원장은 "민주주의 희롱하고 법과 정의를 무력화. 대통령에 기대를 걸었던 국민이 받은 상처는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며 "하지만 피청구인에게 배신당한 국민의 마음을 (대통령은)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위원장은 "국정농단 과정에서 피청구인을 보좌한 많은 공무원과 정치인이 구속됐지만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이에 관한 피청구인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원한다. 맹목적 충성을 이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에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이 만든 대한민국을 민주주의 적으로부터 지켜주고 살만한 나라라는 희망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희망의 길로 나아가게 해 달라"며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승리했다고 말하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권 위원장은 "위기 처하고 자유와 권리가 침해될 때 헌재가 나섰고 정의의 편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국민의 주권자이고 법 앞에 평등하다는 분명한 진리가 보여 져야한다"고 덧붙였다.

권 소추위원장은 "지난 몇 달 간 국민은 귀를 의심케 하는 비정상적 상황을 매일 접하면서 분노와 수치, 좌절을 매일 경험했다"며 헌법재판소가 탄핵사유를 인용해 "실망한 국민이 다시 털고 일어나 우리나라가 살만한 나라라는 희망의 불씨를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대통령은 법위에 있지 않다는 원칙을 확인해달라"

권 소추위원장의 모두 발언에 이어 국회 측 대리인단은 황정근 변호사가 탄핵소추사유를 개괄했다. 황 변호사는 "그간 피청구인이 취한 태도야 말로 파면 여부에 당연히 참작되어야 한다"며 "피청구인은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이 우리 사회를 뒤흔든다고 일축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거짓임을 누구나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황 변호사는 "최서원(최순실)이 사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을 보면 피청구인의 정치사회적 의식을 엿볼 수 있다"며 "트레이드마크인 원칙과 신뢰 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모른다, 아니다, 나는 관여한 바 없다'는 식으로 아직도 잘못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 변호사는 "잘못은 부끄러움이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때 고칠 수 있다"면서 "모쪼록 이번 심판을 통해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서 안 되는지를 대통령은 법위에 있지 않다는 원칙을 확인해줌으로써 역사의 기록 속에 헌법의 가치를 선명히 아로새겨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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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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