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동물의 고뇌

[문학의 현장] 4월 16일이라는 상흔을 안고 산다

생각하는 동물의 고뇌

자다 깨면 더 깊은 잠이 그립던 내가
날이면 날마다 자다 깨면 말짱말짱 잠 못 이루네.

1000일이 지난 물 안에 사람들,
1000일이 지난 물 밖에 벌 받는 사람들,
어디로 가라고 나라가 다가가 죽이고
어디로 가라고 나라가 나서서 외면하는가?

자다 깨면 날마다 말짱말짱 잠못 이루는
날이면 날마다 깊어지는 한숨이 물 밖과 물 안을 잇네.

사라지는 것이 인간이라면
살아가는 것도 인간이건만
아이들도 어른들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들도 딸도
사라지지 않는 슬픔과 살아가지 못하는 슬픔에
하루하루 연명하는 일상을 사네.

용서할 수 없는 인간들이
용서하라 먼저 들고 일어서고
용서해선 안될 사람들이
용서하자 먼저 말하는 세상이라면
그런 세상이 바로 생지옥이라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위해
아이들이 살아온 세상을 위해
그들이 눈 맑히고 바라보던 하늘 아래 세상
우리가 눈 맑히고 바라보며 살아갈 지상에
개벽이 우리 안에 도화선에 불 밝히는 일이라고
자다 깨어 말짱말짱한 정신으로 중얼거리네.

그것이 세상을 살아갈 최소한의 희망이라고
또 다시 말짱말짱해진 정신으로 중얼거리네.
이러다 내 손에 한 자루 총이 쥐어진다면
내가 총알이 되어
용서할 수 없는 자들의 심장을 향해 날아가겠네.
그것이 유일한 희망 그리고 소망.

ⓒ프레시안(최형락)

시작 노트

지금 이 나라 사람들은 2014년 4월 16일이라는 상흔을 안고 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상처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모든 구조적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시작과 끝이라는 결연함이 많은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지금은 4월 16일이고, 4월 16일을 올바로 규명하고 난 이후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미래라는 것이다. 1000일이 지났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적 의미에 시간은 여전히 4월 16일에 머물고 있다. 그런 얼음덩이에 균열을 내고 올바른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 다음 시대로 한 걸음 옮겨 딛을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내게 총 한 자루 쥐어준다면 더 이상 2014년 4월 16일에 참혹한 역사에 머물러 있지 말고 내가 탄환이 되어서라도 2014년 4월 16일에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보았다. 2014년 4월 16일의 나라와 그 후의 나라로 역사를 진전시키고 인간과 인간의 가면을 쓴 대결에서 반드시 인간의 승리로 이끌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지금 내게 "그것이 유일한 희망 그리고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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