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내말 토씨도 안빼고 朴이 말해 나도 민망했다"

"최순실 컴퓨터 모니터에 국무회의록 떠있는 것 봤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자주 전화했으며, 국무회의 회의록까지 직접 손보는 장면을 봤다고 밝혔다.

차 씨는 자신이 만든 자료가 다음날 수석회의 안건으로 오른 사실을 보고 최순실 씨와 대통령의 특수한 인연을 재차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23일 차 씨는 박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최순실이 2~3주에 한 번씩은 (박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차 씨 말을 종합하면 차 씨는 창조경제추진단장 취임 전후 최순실 씨와 대통령의 친분 관계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차 씨는 "특정 핸드폰이 있다. 그 전화를 (최순실 씨가) 받을 때는 대통령 전화구나 생각했다"며 "받을 때 톤이 늘 똑같다. (최순실 씨가) '네, 네' 하면서 손짓해 회의하는 사람들을 내보내거나, 복도로 나가서 받거나 했다"고 말했다.

차 씨는 이와 관련해 '최순실이 핸드폰을 몇 개 정도 사용했느냐'는 국회 측 대리인단 질문에 "4개 정도로 보였다"며 "그 중 하나로 대통령과 통화하는 모습을 봤다"고 밝혔다.

차 씨는 최순실 씨가 국무회의 회의록을 직접 손보는 장면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차 씨는 "2014년말~2015년 초쯤 (최순실 씨가) 그 전화(박 대통령 전화)를 받으러 나갔는데, 방이 작다 보니 (최순실 씨의) 데스크톱 모니터를 볼 수 있었다. 국무회의 회의록이었다"고 말했다.

차 씨는 자신이 최순실 씨에게 넘긴 자료가 다음날 비밀 문건으로 대통령 수석회의에 오른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날 최순실 씨가 제가 하는 일을 정리해서 달라고 해, 융합본부 취지를 한 페이지로 정리해 넘겼다"며 "다음날 공무원이 찾아와서 제가 준 자료를 수석회의에서 대통령이 인용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차 씨는 "제가 한 특징적인 문장을 대통령이 토씨 하나 안 바꾸고 이야기했다"며 "저도 굉장히 민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차 씨는 "'이런 경우가 있나' 싶었다"며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의 특수관계로 국정이) 돌아가는구나 하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앞서 차 씨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연락이 와 창조경제추진단장에 올랐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차 씨는 최 씨가 자신에게 "전화가 올 것"이라고 말한 뒤 김 전 실장에게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차 씨는 당시 김 전 실장이 "어른한테 얘기 많이 들었다"고 말했음을 증언했다. '어른'은 정황상 박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차 씨는 이를 두고 "최순실이 이런 힘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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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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