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값도 줄줄이 오른다…장바구니 물가 '비상'

'최순실 게이트' 및 AI·기후변화 등 겹쳐 장기화 우려

최근 각종 식품값이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겹쳐 장바구니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라면, 맥주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품 가격이 인상돼 체감 물가는 더욱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한우, 배추 등 농축산물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계란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한숨 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라면의 가격 인상은 농심이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18개 품목 가격을 올리면서 신호탄을 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시차를 두고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으나 고심하고 있다"며 "인상 여부와 시기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오뚜기, 팔도 등은 현재로써는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인상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위 업체 농심이 가격을 인상한 만큼 다른 업체들도 가시화된 계획은 없지만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가격 인상 결정에 따라 삼양식품, 오뚜기 등 후발업체 제품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며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농심의 가격 인상 후 보통 1~3개월의 시차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맥주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앞서 오비맥주가 지난달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하이트와 맥스 등 모든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33% 인상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클라우드를 생산하는 롯데주류는 가격 인상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지만 역시 조만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면과 맥주 가격 인상설은 올해 내내 이어졌다. 업체들은 당시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현실이 됐다.

이미 오른 빵값, 과자 가격도 불안하다.

올해 들어 제과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렸고,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지난 4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6% 인상했다.

그럼에도 제빵, 제과업체들이 계란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또 오르지 않을까 소비자들은 걱정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 공백 상태에서 그동안 묶여있던 각종 식품 가격 인상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선식품 물가도 비상 국면이다.

일단 AI 확산에 따른 '계란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계란 가격이 연이어 인상된 가운데 식품업체들이 생산하는 브랜드 계란 가격도 인상설이 나오고 있다.

닭고기 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산란계(알 낳는 닭)와 달리 육계(식용 닭) 농가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방역 조치 여파로 농가 절반이 사육할 병아리를 새로 들여오지 못해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도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온, 가뭄 등의 영향으로 가을 배추와 무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12만8천t으로 지난해보다 30만8천t(21.4%) 줄었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가을무 생산량은 작년보다 22.8% 감소했고, 콩 생산량은 27.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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