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대통령, 사실상 탄핵 상태…국민에게 더 혼나야"

[언론 네트쿼크] "헌법 뛰어넘은 특수 관계로 청와대가 법과 규칙 깨"

"박근혜 대통령은 사실상 이미 국민으로부터 탄핵받은 상태다."

안희정(51.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는 9일 오후 영남대학교 강연에서 박 대통령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대통령을 혼낼 사람은 국민 밖에 없다. 더 세게 국민에게 혼나야 한다. 혼나는 사람이 지도자다. 대통령은 이 과정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했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영남대에서 강연 중이다(2016.11.9) ⓒ평화뉴스(김영화)

이어 그는 "단순히 탄핵이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국가적 리더십 공백 상태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이끌 것인가가 더 큰 문제"라며 "1년 4개월 남은 대통령 임기는 실질적으로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한다"며 "이 문제를 푸는 좋은 방법이 무엇이냐. 정당 지도자들이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찾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잘못을 반성하고 시인했으면 자리를 내려놓고 수습책을 찾는 게 순서인데 대통령이 향후 거취와 일정을 말씀하시지 않으니 국회 일정이 꼬이고 있는 것"이라며 "책임총리건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이 국회 지도자들과 재논의해서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거국내각구성과 책임총리 업무 수위에 대해서는 "국회와 대통령이 논의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강연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학과장 박주원 교수)가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기획특강 '리더십 콜로키움'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이날 안 지사는 '안희정에게 청년들의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으며, 영남대 학생 3백여명이 강연에 참석했다.

▲ 이날 강연에는 학생 3백여명이 참석했다(2016.11.9) ⓒ평화뉴스(김영화)

그는 이 강연에서 중앙집권체제를 비판하며 지방분권정치의 중요함을 설파했다. 특히 "오늘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역시 낡은 시대 이데올로기와 지도력 문제"라며 "권력을 잡으면 다수결 이름으로 상대를 싹쓸이하고 소수파를 압살해 횡포를 저지른다. 그럴 때 민주주의는 죽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게이트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며 "국무회의 시스템이나 인사청문회 등 각종 행정적 절차와 규칙들이 유명무실화되고 특수관계에 의해 결정됐다. 그래서 국민들이 아연실색하고 황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와 규칙이 무너진 곳에는 반드시 연고와 친소관계만 남는다"며 "'빽'이라는 이름의 사회 부정과 부조리가 생겨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명박 정부의 24조원짜리 4대강사업도 마찬가지"라며 "막대한 국가예산 낭비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와 의회 민주주의 등 우리 사회가 이룩한 합리적 신뢰도 깎아 먹는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청와대 권력 스스로가 헌법을 뛰어넘은 특수관계로 법과 규칙을 깼다"면서 "더 이상 임금정치, 군주정치로는 이 나라를 이끌 수 없다.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날 하루종일 대구에서 일정을 보냈다. 오전 9시 40분 권영진 대구시장과 만난 뒤 대구시청에서 공무원 특강을 하고 오전 11시 30분에는 지역 기자들과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권 시장과 점심을 먹고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강연 뒤에는 영남대 법정관에서 대구경북 IT업계 여성경영자 간담회를 했으며 이어 더민주 대구시당을 방문했다.

▲ 영남대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의 시국대회(2016.11.9) ⓒ평화뉴스(김영화)

한편, 영남대 총학생회(회장 곽병철)와 중앙운영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1차 시국대회를 열고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앞서 영남대 재학생 시국선언단도 시국선언을 하고 지금까지 5백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지난 8일에는 영남대 교수 170명이 시국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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