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조카, 제주에서 재력 과시 화려한 생활

[언론 네트워크] 장유진 씨, 1년 새 전화번호 3~4개 바꾸며 '신출귀몰'

국정농단의 치부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핵심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 조카' 장유진(38·장시호로 개명) 씨의 과거 제주생활에 대한 증언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고 명품 치장을 즐겨했다는 이야기에 이어 수천만원에 이르는 고액의 건물 임대료까지 현금으로 지불했다는 증언이 나와 이 돈이 비정상적 자금이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 '최순실 게이트'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씨 조카 장유진 씨가 제주에 임대해 사용하던 사무실 건물 보증금과 임대료 수천만원을 현금으로 들고 와 계약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가 여러 경로를 통해 취재한 결과 서귀포시 중문동 소재의 상가 건물 4층을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6년 8월까지 2년간 임대해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본사 특별취재팀이 최근 이 상가 건물주 A씨를 수소문해 어렵게 만났다. A씨는 장 씨와의 만남을 또렷이 기억했다.

건물주 A씨는 "재작년 여름(2014년 8월)께로 기억한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인근인 중문동에 신축한 제 상가건물 4층을 임대하겠다고 찾아온 젊은 여자 분이 지금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최순실 씨의 조카 장유진이었다. 그 여자가 장유진이라는 것은 최근 뉴스를 보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장 씨가 '나는 광고·이벤트·홍보회사의 대표'라고 소개했고, 제주에서 국제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내려왔다며 사무실을 임대했다는 것.

A씨는 "그런데 30대의 젊은 여자가 수천만 원의 보증금과 천만원대의 연간 임대료를 모두 5만 원권 현금으로 들고 와 깜짝 놀랐다. 그래서 기억이 선명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당시에는 장 씨가 '나도 강남 등 곳곳에 부동산을 많이 소유하고 있다'며 재력을 과시해 젊은 여자지만 워낙 자산가여서 현금으로 수천만 원씩 임대료를 지급하는 건가 라고만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제가 기억하는 최순실 조카 장 씨의 특이한 점은 전화번호를 수시로 바꾼다는 점"이라며 "제가 알고 있는 번호만 하더라도 3~4개다. 사무실 임대 문제로 통화했던 1년여 사이에 제가 알고 있던 번호만 3~4개였다. 툭하면 번호를 바꿔 연결이 안 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유진 씨가 '사촌동생'이라고 소개한 '임○○' 씨 누구?

특이한 점은 또 있었다. 사무실 임대 후 장 씨 주변에 새로운 인물들이 나타났다. 미상의 제3의 인물 '임○○'씨와 최순실의 언니 '최순덕'씨다.

A씨는 "장 씨가 사무실 임대계약을 장 씨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한 얼마 후에 다시 연락이 와서 '자신의 사촌동생'으로 임차인 명의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며 "임대료도 모두 받은 상태이고 임차인 명의 변경은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바꿔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장 씨가 자신의 사촌동생이라고 소개한 새로운 임차인 이름은 '임○○'으로, 장 씨보다 11년 더 어린 1988년생의 여자였다. 아직 언론에 등장하지 않은 미상의 인물이다.

A씨는 "그러나 2년 임대계약을 하고 1년씩 임대료를 지불키로 한 계약은 임대 1년 후인 2015년 8월이 지나서도 2년치 임대료를 내지 않아 확인해보니 사무실은 문이 닫혀 있고 사업자등록은 폐지돼 있었다"며 "그 후 장씨와 어렵게 연락이 닿아 임대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최순실 언니 최순덕 씨 부부도 제주서 병원사업 추진"

A씨는 "최순실 씨의 언니이자 장 씨의 부모인 최순덕 씨 부부도 사무실 근처 중문동에 내려와 거주했었다"며 "최순덕 씨 부부를 기억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취재팀이 최순덕 씨 부부를 기억하는 일부 주민을 수소문해 만났다. 최순덕 씨는 최순실보다 두살 터울의 친언니로, 약 1000억원대 부동산 재벌로 알려져 있는 인물.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B씨는 기자에게 "어느 날 사무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데 나이가 지긋한 여자 분이 들어와서는 통화 중인 내 전화를 막무가내로 뺏으며 '사람이 들어왔으면 전화를 끊고 상담을 해야지... 통화를 끝내라'고 욕하며 큰 소리를 냈던 여자가 최순실 씨의 언니 최순덕"이라고 증언했다.

B씨는 "공간이 좀 넉넉한 주택을 소개하라고 해서 제 차(국산 SUV)에 모시고 가려고 했더니 '나보고 지금 이런 차에 타라고 하는 거냐'며 화를 냈다. 속으로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라고 생각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B씨는 "두어 차례 최 씨에게 부동산 중개를 했는데 한 번도 부동산 수수료를 받아본 적이 없다. 우리하고 다른 사람이라고 느꼈다. 최근에야 그 여자가 지금 대한민국을 이렇게 시끄럽게 하고 있는 최순실의 언니인줄 알고 나서는 다시 그 때 기억을 떠올리기 싫다. 더 얘기 말자"며 손사래를 쳤다.

또 다른 주민은 "장(유진) 씨가 자기 부모들도 제주도 서귀포시에 대규모 토지를 매입했다"며 "그 토지에 '병원사업'을 할 예정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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