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하러 간다더니…'밥그릇 싸움'만

전체 토론은 無…상임위원장 신경전만

새누리당 20대 국회 당선자들이 4.13 총선 참패의 원인과 수습책을 찾기 위해 모인 정책 워크숍에서 정작 '핵심 상임위원장을 누가 하느냐'란 논란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혁신 실종'이라는 비판이 또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10일 '2016 정책 워크숍'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았다. 소속 의원 122명 중 100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 참가해 박근혜 정부의 노동 개혁과 대선 전략 강의 청취, 분임 토론 등을 이어가는 중이다.

당초 이날 워크숍에서는 총선 참패 요인으로 지목된 계파 갈등 청산 대안이나, 유승민·윤상현 의원 등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 복당 문제, 수평적 당청관계 및 당내 민주주의와 관련한 현안 논의 등이 나올 것으로도 예상됐었다.

그러나 전체 의원이 다 같이 참여하는 난상 토론 일정 자체가 애초 마련되지 않아, 의지가 있는 의원들마저도 관련 토론을 제기해볼 수 없는 분위기다. 정병국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은 워크숍 일정을 두고 "(당내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비대위에 물어볼 게 많다"면서 "4.13 총선 패배 진단은 언제 할 것이며 혁신안은 뭔지, 혁신 대상은 누군지, 혁신안에는 공천 파동이 들어갈 것인지를 물어봐야 한다. 오늘 프로그램에 이와 관련된 것이 없어서 말할 수 없다"고도 했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 또한 "워크숍은 최소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도 보여드리는 자리가 되어야 하고, 당원들에게 민망한 짓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데 안타깝다"면서 분임 토론에서도 당내 문제와 관련된 토론이 "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복지 △주거·환경 △안전 △일자리·경제 △금융·공정 △미래 먹거리 △청년·소통 △외교·안보 등 8개 분야로 나뉘었던 분임 토론에서는 주목할 만한 토론이 진행되지 않은 모습이다.

대신 이날 워크숍에서는 새누리당 몫의 8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누가 할 것이냐를 두고 묘한 신경전과 로비전이 벌어져 '공식 행사 따로, 비공식 논의 따로'와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 몫의 상임위는 운영위·법제사법위·기획재정위·정무위·안전행정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국방위·정보위 등 8곳이다. 3선 의원 22명과 3선 때 상임위원장을 하지 못했던 4선 2명 총 24명이 이 여덟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관례상 2년인 상임위원장 임기를 1년으로 쪼개서 나누어 맡는 방안도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누가 먼저 해당 상임위원장을 맡느냐는 문제를 풀어야 할 갈등이다.

당 지도부는 현재로서는 당사자들간 조정을 우선 주문하고 있지만, 끝내 결론이 나지 않는 상임위의 경우 경선이 불가피할 것으로도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야당은 상임위원장 인선을 거의 마쳤고 표 대결까지 가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을 것 같다"며 "(우리당도) 표 대결까지 가는 건 가급적 줄이자. 오늘내일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하고 중진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워크숍 마지막 일정으로 '계파 청산 선언문'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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